殺身호국…12일 동해 훈련중 실종 4명, 22일 합동 영결식

  • 입력 2004년 10월 21일 19시 07분



12일 북한 반잠수정 침투를 대비한 야간 해상훈련을 벌이다 특수훈련정의 침몰로 실종돼 순직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사관 4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22일 오전 10시 경남 진해 해군작전사령부에서 해군작전사령부장(葬)으로 거행된다.

해군은 사고 직후 함정 100여척과 항공기 40여대를 동원해 실종된 해군 이기주(李基周·34), 양영식(梁永植·33), 오길영(吳吉永·31) 상사와 육군 김광우(金光佑·36) 원사를 찾는 수색작전을 벌였으나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침몰된 특수훈련정의 유일한 생존자인 일반 승조원 해군 김경석 하사(24)는 “승조원 모두가 함정을 지키기 위해 침몰 직전까지 배 안에 들어온 바닷물을 퍼냈다”며 “마지막 순간 비상 탈출을 시도하던 중 2m 이상의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고 말했다.

정장(艇長)이었던 이 상사는 1999년 연평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을 격파한 참수리 292호정의 조타장으로 전투유공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았던 우수 부사관이었다.

기관장인 오 상사는 뛰어난 정비기술로 서해 2함대 근무 당시 2번이나 부대 표창을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결혼한 새신랑이어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양 상사는 다른 특수훈련정의 정장으로 임명된 뒤 업무파악을 위해 자진해서 사고 함정에 탑승했다가 변을 당했다.

육군 김 원사는 1999년부터 68세의 홀어머니를 모셔온 효자로, 지난해에는 부산 소재 모 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해 주변의 칭찬이 자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과 육군은 이들이 최후까지 선박을 지키려고 노력한 것과 부사관으로서 모범적인 군 생활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해 12일자로 이들을 1계급씩 진급시켰다.

해군은 합동영결식 이후에도 인근 해역에 함정과 항공기 등을 투입해 시체 발견을 위한 수색작전을 계속할 방침이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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