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 이영양증’ 치료법 세계 첫 개발

  • 입력 2004년 10월 7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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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식수술이 유행하면서 각막에 작은 흰색 반점이 촘촘히 생겨 시력을 잃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아벨리노 각막 이영양증’ 때문. 이 병의 치료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金應權·사진) 교수팀은 “환자 3명의 결막 혈관을 각막에 늘여 붙인 결과 흰 점이 줄어들며 시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7일 밝혔다.

결막은 안구와 눈꺼풀 사이의 점막. 김 교수는 결막에서 핏줄이 뻗어 나와 각막을 덮는 증상과 이영양증을 함께 가진 환자의 경우 핏줄 주변에는 반점이 없는 것에 착안했다. 혈청이 반점을 녹여 재발을 막는다는 것.

양쪽 눈에 반점이 심하게 나타났던 최모군(6)의 경우 혈관이식 4개월 후 반점이 대부분 없어졌다. 라식수술 후 이영양증이 악화돼 시력을 거의 잃었던 김모씨(55)도 혈관이식 후 회복됐다.

이 병은 한국인 가운데 10만명 정도가 앓고 있는 유전병. 청소년기부터 서서히 나타나 노년기에 시력을 잃게 되지만 각막 수술을 할 경우 증상이 급격히 악화된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엑시머레이저로 혼탁한 각막을 깎았지만 대부분 3개월 안에 더욱 심하게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김 교수는 이 임상결과를 8일 대한안과학회에 공개하고 11월 미국에서도 발표할 계획이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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