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권역별 판세 긴급점검]<2>서울 강남

서울의 한강 이남 지역은 그동안 서초 강남 송파 강동 등 동쪽 벨트(9석·송파병 추가)와 관악 구로 영등포 등 서부 벨트(13석)가 확연히 구분돼 왔다. 2000년 16대 총선 때도 동쪽 벨트는 8석 중 7석을 한나라당이 차지할 만큼 압도적 강세를 보였다. 반면 서부 벨트는 13석 중 10석을 옛 민주당이 차지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차떼기’ 불법자금 수수와 민주당의 분당으로 전체적인 투표 행태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강남권, “이제는 전문가 그룹이다”=한나라당은 심장부격인 강남갑에 최병렬(崔秉烈) 대표 대신 이종구(李鍾九) 전 금융감독원 감사를 내세워 민주당 전성철(全聖喆) 당 글로벌스탠더드정책기획단장과 격돌한다. 이 전 감사는 전문성과 최 대표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반면 지난 총선 때 이 지역에서 아깝게 2위를 기록한 전 단장은 지명도와 ‘지역감정 타파’를 앞세운 일관된 소신 행보를 바탕으로 한나라당의 이탈표를 만만치 않게 흡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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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을에서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핵심 브레인이었던 공성진(孔星鎭) 한양대 교수가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국제 감각을 갖춘 경제통을 물색 중이다.

서초구는 기성정치인에게 신진전문가들이 도전하는 양상. 서초갑의 경우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의 보건복지특보를 지낸 이혜훈(李惠焄)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소 연구교수를 내세워 열린우리당에 합류한 김홍신(金洪信) 전 의원과 맞선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박원홍(朴源弘)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이어서 한나라당 지지층간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초을은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의원의 아성에 열린우리당 김선배(金善培) 전 현대정보기술대표와 민주당 권만성 전 예총 사무총장이 도전장을 냈다. 장세동(張世東) 전 안기부장의 무소속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강동갑은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원에게 서울대 정치학과 후배인 한나라당 김충환(金忠煥) 전 강동구청장이 도전장을 던져 20년 우애를 넘어선 대결을 벌인다.

▽서부 벨트, “우리가 DJ를 계승한다”=열린우리당 이해찬(李海瓚) 의원과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이 격돌하는 관악을은 민주당 분당 책임에 대한 서울 호남 유권자의 표심을 엿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꼽힌다. 이곳에서만 4선을 기록한 이 의원의 관록에 노 대통령의 ‘입’에서 ‘저격수’로 변신한 유 대변인은 ‘배신자 심판론’을 앞세워 맞부딪칠 예정이다. 여기에 양지병원을 경영하며 오랫동안 바닥표를 다져온 한나라당 김철수(金喆洙) 후보가 만만치 않은 득표력으로 두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강서갑은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조직의 달인’으로 불리는 민주당 조재환(趙在煥·전국구) 의원과 ‘6·3세대 대표주자 중 한 명’인 한나라당 김도현(金道鉉) 지구당위원장의 공세를 어떻게 비켜 가느냐가 관심. 구로을에서는 한나라당 이승철(李承哲) 의원에 DJ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이태복(李泰馥) 지구당위원장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이 도전해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영등포갑은 을에서 옮겨온 민주당 김민석(金民錫) 전 의원의 부활 여부가 관심. 학생운동권 출신인 한나라당 고진화(高鎭和) 지구당위원장이 도전 준비를 마쳤고 열린우리당은 이 지역 현역인 김명섭(金明燮) 의원 등이 경선을 앞두고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서울 강남권 주요정당 공천후보 대진표
양천갑	원희룡(한) 안동혁(민) 김재실(우)
강서갑	김도현(한) 조재환(민) 신기남(우)
구로갑	이범래(한) 장성호(민) 이인영(우)
구로을	이승철(한) 이태복(민) 김한길(우)정종권(노)
영등포갑	고진화(한) 김민석(민)
영등포을	권영세(한) 박금자(민)
동작을	김왕석(한) 유용태(민) 이계안(우)
관악을	김철수(한) 유종필(민) 이해찬(우)
서초갑	이혜훈(한) 권승렬(민) 김홍신(우)박원홍(무)
서초을	김덕룡(한) 권만성(민) 김선배(우)장세동(무)
강남갑	이종구(한) 전성철(민) 박철용(우)
송파갑	맹형규(한) 공보길(민) 조민(우)
송파을	박계동(한) 박승진(민) 김영술(우)
송파병	이원창(한) 김성순(민) 이근식(우)
강동갑	김충환(한) 양관수(민) 이부영(우)
강동을	윤석용(한) 심재권(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