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진객 독수리, 올해는 무사히!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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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진객 독수리, 올해는 무사할까?’

시베리아와 내몽고 등지에서 8000여km를 날아와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 강원 철원군 일대에서 겨울을 나는 독수리(천연기념물 243호)들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다. 이에 파주시와 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부는 16일과 20일 파주시 군내면 거곡리 장단반도 일대에서 독수리에게 닭과 돼지고기 등 먹이를 주는 행사를 가졌다.

매년 되풀이되지만 특히 지난해 먹잇감이 없어 많은 독수리가 굶어죽거나 독극물 중독으로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부 한갑수 회장(50)은 “올해는 독수리 사고가 없는 해로 만들기 위해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먹이주기 행사와 밀렵 감시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수리들은 임진강변의 파주시 적성면과 연천군 전곡읍 사미천 일대에서 수십 마리씩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모습이 10월 말부터 목격됐다.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1000여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독수리들은 먹잇감이 부족해 무리지어 생활하게 됐고 그 때문에 독극물로 인해 죽은 먹이를 먹고 떼죽음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전문가들은 주로 청둥오리를 잡기 위해 풀어놓은 독극물을 먹고 죽은 청둥오리를 독수리들이 먹어 변을 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자연정보연구원 노영대 원장(52)은 “먹이주기 행사도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 실시해야 독수리들이 분산돼 사고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그에 앞서 정확한 서식지와 개체 수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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