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高 수천만원대 급식비리…교직원들 금품-향응 받아

  • 입력 2003년 10월 2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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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 7일 서울 O고교 내 급식업체 사무실에서 급식업체 S사 대표 김모씨(왼쪽)가 사무실을 찾은 이 학교 행정실장에게 현금 100만원을 건네주는 장면이 몰래카메라에 찍혔다. 원내가 문제의 100만원. -사진제공 문화일보
2001년 12월 7일 서울 O고교 내 급식업체 사무실에서 급식업체 S사 대표 김모씨(왼쪽)가 사무실을 찾은 이 학교 행정실장에게 현금 100만원을 건네주는 장면이 몰래카메라에 찍혔다. 원내가 문제의 100만원. -사진제공 문화일보
한 위탁급식업체 대표가 서울의 두 사립고교 교직원들에게 5년간 수천만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며 금품을 건네는 장면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와 접대비 장부 등을 공개했다.

급식업체인 S사 대표 김모씨가 23일 언론에 공개한 ‘기부 및 접대비 장부’에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시내 O고교와 K고교 등 2곳에 급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학교 시설물을 지어주고 교직원들에게 수시로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김씨는 1997년 재단이 같은 두 학교에 위탁급식을 하는 조건으로 모두 2억4000여만원 상당의 급식시설을 지어줬다고 주장했다.

또 이 장부에 따르면 1997년 12월 O고교 행정실장 등 교직원 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요정에서 500만원대 술접대를 받는 등 두 학교 교직원들이 김씨에게서 상품권, 식권, 야유회 찬조금, 룸살롱 2차비용에 고스톱 판돈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씨가 공개한 비디오테이프에는 O고교 행정실장이 교내에 있는 급식업체 사무실로 찾아와 현금 100만원을 받은 뒤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 넣는 장면이 찍혀 있다.

김씨는 O고교 교직원들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었으나, 올해 7월 학교운영비 500만원을 달라는 교사의 요구를 거부해 폭행을 당했다며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8월 초 고소장을 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폭행사건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나 업체 대표가 대질신문을 기피해 수사가 어려운 상태”라며 “만약 금품제공에 관한 자료를 제공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관계자는 “금품이 오갔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다”며 “최근 교육청 감사에서 급식계약에 관해 지적을 받은 사항을 업체측에 통보하는 과정에서 업체가 이를 계약을 끊으려는 뜻으로 받아들여 그런 행동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문제의 두 학교에 대해 급식 관련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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