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씨 강탈당한 채권 ‘현대 150억’과 무관…또다른 정치자금 세탁 가능성”

  • 입력 2003년 7월 8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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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세탁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완(金榮浣)씨가 지난해 자택에서 도난당한 채권과 2000년 현대건설에서 받은 돈으로 사들인 채권이 서로 달라 김씨가 현대 이외에 또 다른 기업이나 정치인에게서 돈을 받아 세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8일 김씨가 2000년 5월 초 현대에서 전달받은 양도성예금증서(CD)로 액면가 10억원인 국민주택 채권을 직접 사들였으나 이 채권의 발행 번호가 지난해 3월 김씨 집에서 도난당했다고 신고한 채권들의 번호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앞서 특검팀은 김씨가 현대로부터 건네받은 CD 150억원 중 10억원만 국민주택 채권으로 바꿨다고 밝힌 적이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현대에서 받은 CD 10억원어치를 수표로 바꾼 뒤 국민주택 채권을 8억7000만원에 사들인 뒤 이 채권을 현금으로 다시 바꿔 김씨가 관리하던 가차명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씨가 도난당한 채권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자금의 출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채업자 박모씨 등 3명을 소환, 구체적인 자금세탁 경위를 조사했다.

이들 사채업자는 2000년 4월 현대측이 구입한 150억원 상당의 CD 가운데 40장(40억원)을 수표 등으로 현금화하거나 돈세탁에 개입한 인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현대 비자금 이외에 추가로 세탁한 자금의 규모가 200억원을 넘는다고 보고 이 돈이 현대 비자금인지, 아니면 정치권 인사들이 추가로 돈세탁을 부탁한 자금인지 조사 중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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