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민원 끊이지않는 영종도

  • 입력 2003년 4월 21일 2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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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곳곳에는 격문과 같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신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를 건너면 ‘미사일기지 절대 불가’ 등이라고 적힌 수십개의 현수막을 볼 수 있다. 또 공항신도시에는 ‘통행료 인하’, 신불도와 삼목도에는 ‘갯벌 생태계보호’ ‘골프장 건설 반대’ ‘개발이익을 주민에게 돌려 달라’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후 영종도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송도미사일기지 이전 문제. 인천시는 송도신도시의 순조로운 공사 진행을 위해 미사일기지를 영종도 백운산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레이더기지를 영종도 금산으로, 미사일 발사대를 영종도 예단포 인근 수악부리로 옮기기로 했다.

그러나 ‘영종 미사일 이전 저지 대책위원회’(미사일 대책위) 등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인천시청에서 수차례 항의 시위를 벌인데 이어 18일 미사일기지 사령부가 있는 경기 평택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는 미사일기지 인근 지역에 △신공항고속도로 금산인터체인지 신설 △신공항고속철도 금산역 설치 △운북동, 운남동, 중산동 등을 잇는 6개 도로 조기 개통 △민속촌 등 관광개발사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미사일대책위 유건호 위원장은 “시가 지역개발안을 문서로 제시하지 않고 말로만 밝혀 신뢰할 수 없다”며 “레이더기지의 금산 이전은 수용할 수 있지만 미사일발사대는 서구 노랑섬 등 영종 외곽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사일기지 이전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송도신도시 내 7000가구분의 아파트와 컨벤션센터 등에 대한 건축 승인이 어렵다.

주민들의 신공항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너무 비싼 고속도로 통행료가 신도시의 활성화를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10원짜리 동전이나 1000만원권 수표 등으로 통행료를 내는가 하면 고속도로에서 저속 운행하면서 항의하고 있다.

신공항고속도로를 운영 관리하고 있는 신공항하이웨이㈜ 관계자는 “중앙 정부에서 통행료 감면분에 대한 보전 약속을 해주면 주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구 운서동 122만1000평에 들어설 72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사업도 지역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 조건으로 △진동∼남지사거리 간 길이 4㎞의 도로 신설 △골프장 공사에 지역 건설업체 참여 의무화 등을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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