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피하려다…” 전차 하천추락 軍2명 사망

  • 입력 2003년 2월 17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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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6시40분경 경기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지방도 316호선에서 육군 모 부대 소속 K1 전차가 다리 난간을 부수고 4.5m 아래로 추락해 전차장 김봉현(金鳳鉉·24) 소위와 탄약수 박진동(朴珍東·22) 병장이 현장에서 숨졌다.

또 포수 이철희 하사(22)와 조종수 이병민 일병(21)은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 일병은 군 조사에서 “급커브 길을 돌아 다리에 진입하자마자 ‘전방에서 불빛이 강하게 오니 우측으로 틀라’는 전차장의 지시에 따라 급히 방향을 바꾸는 순간 추락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지점을 운행하는 3개 노선의 좌석버스를 상대로 과속이나 중앙선 침범 등 사고유발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군 당국은 전차(폭 3.59m)가 폭 7m, 길이 45m의 왕복 2차로인 다리로 5m가량 진입한 상태에서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버스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방향을 틀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들은 전차 포신에 탑승하고 있다가 전차가 전복되며 추락하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 사고 전차는 대대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10여대의 전차 중 6번째로 교량을 통과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사고 지점이 전차와 버스가 교행할 수 없는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인데다 이 교량의 통과하중이 32t으로 전차 하중 51.5t에 훨씬 못 미치는 점 등으로 미뤄 전차의 안전 수칙 준수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우회도로가 없어 훈련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사고 지점의 교량 통과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포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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