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통난 실태4]남양주·구리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42분


15일 오전 남양주시와 구리시쪽에서 토평인터체인지를 지나 강동대교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 안철민기자
15일 오전 남양주시와 구리시쪽에서 토평인터체인지를 지나 강동대교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 안철민기자
《경기 구리시 일대는 출퇴근 시간이면 숨막히는 정체가 이어진다. 택지개발지구는 물론 인근에도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 상주 인구가 급증한 데다 남양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차량들까지 모두 이곳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구리시 토평동에서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로 이어지는 국도 46호선은 출퇴근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온종일 정체를 빚는다.》

15일 오전 7시 구리시청에서 서울쪽으로 약 2㎞ 떨어진 구리시 아천동 일대. 남양주에서 온 차들까지 몰리면서 편도 3차로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고 서울 경계까지 3㎞ 구간을 통과하는 데 30여분이나 걸렸다.

비슷한 시간, 또 다른 서울 방면 진입도로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토평IC의 사정도 비슷했다. 특히 남양주시 덕소에서 온 차들은 토평IC를 코앞에 두고 차로가 2차로에서 1차로로 줄어드는 바람에 혼잡을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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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요금소가 진입램프 중간에 설치돼 있어 더욱 혼잡을 가중시켰다. 어렵게 서울 방면 외곽순환도로에 올랐지만 강동대교를 건너는 데만 10분 이상이 걸렸다.

주민 심종진씨(沈鍾鎭·32·구리시 인창동)는 “구리는 남양주와 서울의 중간에 끼어 늘 혼잡에 시달린다”며 “시내 통행도 점점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서울 강남 방면으로 출근하는 주민들은 “외곽순환도로를 2㎞가량만 이용할 뿐이고 출퇴근 때는 늘 정체에 시달려 1100원의 통행료를 내는 게 아깝다”고 말했다.

구리시 일대의 교통난을 해소하려면 현재 서울 강동구 암사동까지 연결된 서울지하철 8호선을 구리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남양주와 구리 일대는 그다지 대규모의 택지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민간업체들이 택지지구 인근에 마구잡이로 아파트를 세우는 바람에 교통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의 경우 3215가구의 청학택지지구가 들어섰지만 인근에 민간업체가 개발한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예상 인구의 두배인 2만여명이 거주하는 곳으로 변했다.

반면 도로는 전혀 늘지 않았고 대중교통도 서울 방면 노선버스가 3개뿐이어서 주민들은 구리를 거쳐 서울로 출퇴근하는 불편을 몇 년째 감수하고 있다.

주민 홍진원씨(洪震源·36·남양주시 청학리)는 “서울과 맞닿아 있지만 도로도 없고 대중교통도 턱없이 부족해 자가용으로 구리를 거쳐 서울로 출퇴근하느라 늘 짜증스럽다”고 말했다.

남양주시 덕소택지지구도 1604가구 규모로 개발됐지만 96년 이후 이곳과 맞닿은 곳에 민간업체들의 아파트 건설이 줄을 이어 지금은 그 규모가 덕소지구의 10배 정도에 이른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평내와 호평택지지구 인근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때문에 왕복 4차로인 국도 46호선 남양주시 마석우리에서 도농삼거리까지는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이고 낮에도 정체가 심하다.

㈜교통환경연구원 신부용(愼富鏞·공학박사) 원장은 “도로 개설만으로는 교통난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서울 주요지점과 연계되는 대중교통망을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남양주·구리〓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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