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독사망 피의자' 가혹행위 의혹…국과수 "팔-허벅지서 피멍"

  • 입력 2002년 11월 13일 23시 42분


검찰 조사를 받은 피의자가 검찰청사에서 농약을 마신 뒤 숨지자 유가족들이 검찰의 가혹행위 가능성을 제기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12일 오후 5시경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 조사실에서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은 김봉환씨(60·무직·강원 양양군 강현면)가 맹독성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을 기도, 강릉아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3일 오전 숨졌다.

이날 김씨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이상용(李相龍·36) 박사는 “김씨의 직접 사인은 제초제를 마셨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김씨의 오른팔 아랫부분과 왼팔 윗부분, 오른쪽 허벅지에서 타박 등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피하출혈(일명 피멍)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또 “입안 양쪽에 찢어진 부분이 약간 있다”며 “검찰의 구타 여부 등은 앞으로 관계기관의 조사를 통해 밝힐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들은 “입안과 몸에 난 상처는 뺨이나 매를 맞아 생긴 것일 수 있다”며 “검찰 조사과정에서 구타를 당하고 모욕을 받지 않았는지 진상을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12일 오후 병원으로 이송된 김씨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치료를 거부, 의료진이 김씨의 팔과 다리 등을 침대에 묶었으며 이때 멍이 들었을 수 있다”며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김씨의 시신에서 추출한 위 내용물과 혈액샘플 등을 국과수로 보내 정밀조사를 하기로 했다.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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