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옥마을 북촌길 쓰레기 몸살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9시 08분


서울 종로구 북촌길 정독도서관 앞의 쓰레기 하치장.이광표기자
서울 종로구 북촌길 정독도서관 앞의 쓰레기 하치장.이광표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옥 마을 북촌길과 종묘가 쓰레기 하치장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종로구와 서울시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3년째 방치해 전통 문화거리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복궁 동쪽과 창덕궁 서쪽 사이 북촌길의 정독도서관 앞과 재동초등학교 옆. 이곳에 쓰레기 하치장이 있어 쓰레기 더미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악취가 풍겨 주민은 물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종로 4가)의 동쪽 담 옆에 있는 쓰레기 하치장도 마찬가지다. 시민모임인 북촌문화포럼 등 문화계와 주민들은 북촌길과 종묘 옆의 쓰레기 하치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3년 전부터 서울시와 종로구에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종로구는 “이곳의 쓰레기 하치장을 옮길만한 마땅한 공간이 관내에 없다”며 “인근의 다른 자치구로 옮기면 좋겠지만 어느 구도 협조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북촌문화포럼의 이주연(李周淵) 사무국장은 “장소가 없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와 종로구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면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서울시의 북촌 역사문화탐방로와 계동 역사문화탐방로 조성 계획도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북촌문화포럼은 최근 “매각하기 위해 내놓은 인근 한국병원을 서울시가 사들여 쓰레기 하치장으로 활용할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검토해 볼 수는 있지만 매입 비용 등의 문제로 현재 심도있게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북촌길과 종묘의 쓰레기 하치장 문제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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