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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13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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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조계종 정대(正大·총무원장·사진) 스님이 작고한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거액의 유산으로 최근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정대 스님은 15년 전인 87년 작고한 모친 최은수(崔恩壽) 여사로부터 상속받은 40억원대의 유산으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건물을 매입, 재단법인 ‘은정(恩正)불교문화진흥원’을 설립하고 13일 장학금 전달로 활동을 시작했다.
37년 전북 전주일대 천석꾼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난 정대 스님은 전북대 대학원(영문학과)을 졸업한 뒤 62년 출가했으며 경기 여주군 신륵사 주지로 있던 70년대 후반부터 연로한 모친을 절에 모시고 살았다.
모친이 돌아가신 뒤 정대 스님은 모친이 남몰래 친척을 통해 관리하던 부동산 등을 물려받아 간직해오다 2, 3년 전부터 이를 처분해 장학재단기금으로 40억원을 마련했다.
정대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이 법인은 이날 정대 스님 모친의 15주기 추모일을 맞아 경기대 자연과학부 3년 박승우군을 비롯해 전국 초중고교생 및 대학생 33명에게 장학금 8000만원, 가산불교문화연구원(원장 지관 스님)에 연구비 1000만원 등 모두 9000만원을 전달했다.
정대 스님 상좌인 경기 안양시 삼막사 주지 성운(性雲) 스님은 “경기 화성시 용주사 주지 시절 속가의 모친을 절에 모시고 사는 스님을 지켜봤는데 효성이 남달랐다”며 “재단의 명칭은 모친 이름의 은자와 자신의 법명의 정자를 따 ‘은정’이라 이름지었다”고 말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조의금 1억 기탁 "고인 뜻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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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마음껏 공부하지 못했던 한을 가슴에 묻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려 자식들이 어머니 모교에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1932년 광주 수피아여학교(현 수피아여고)를 졸업한 고 김종자(金鐘子)씨의 자녀들은 13일 수피아여고를 방문, 1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장학금은 장남 최양재(崔洋宰·63·전 BC카드 상무)씨 등 3남2녀가 2개월 전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김씨의 장례 때 들어온 조의금에다 일정액을 갹출해 마련한 것.
최씨는 “생전에 어머니는 배움이 부족했던 것을 무척 아쉬워했고 여유가 생기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싶어했다”며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창시절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육상 단거리 선수이자 소프트볼 선수, 연극반 단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재다능했으나 결국 가난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김씨는 결혼 후에 남편 최창진(崔昌鎭·72년 작고)씨가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주도해 옥고를 치르는 등 가정을 보살피지 못하자 혼자서 조그만 양말공장을 운영하면서 자녀들을 키웠다.
김씨의 차남 양우(洋祐·60)씨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재직 중이고 3남 양부(洋夫·58)씨는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농림해양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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