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통난 실태 2]“1개뿐인 화성→영통 진입로 늘려야”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8시 15분


도로에 갇힌 출근차량 - 화성=박영대기자
도로에 갇힌 출근차량 - 화성=박영대기자

13일 오전 8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통신도시 앞 망포사거리. 화성시 태안읍 신영통지구에서 영통신도시 방향으로 빠져나오려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차량 행렬은 1㎞가 넘게 이어졌고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승용차를 몰고 서울 강남으로 출근하던 서정현(徐正賢·37·회사원·화성시 태안읍)씨는 “벌써 10여분째 제자리”라며 “도로인지 주차장인지 분간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 영통신도시와 화성 신영통지구는 영통대로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신영통 주민들이 느끼는 영통신도시는 너무나 멀다. 영통으로 나와야 서울도 가고 수원 시내로도 진입할 수 있지만 길은 343번 지방도 하나뿐이다.

주민 최연숙(崔蓮淑·43·여·화성시 태안읍)씨는 “지난해만 해도 이렇진 않았는데 지금은 2㎞를 통과하는 데 30여분이나 걸린다”며 “병목현상이 빚어지는 망포사거리를 입체교차로로 만들면 체증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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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량 떨어진 태안읍 병점리까지 나가 1번 국도를 이용해도 사정은 마찬가지. 1번 국도의 수원∼서울 방면은 상습 정체구간이다.

어렵게 망포사거리를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 수원IC로 진입해도 기흥IC부터 시작되는 정체는 판교톨게이트까지 이어지기 일쑤다.

대중교통도 형편없다. 이 지역을 지나 서울을 가는 좌석버스는 화성시 태안읍 병점리를 출발해 강남까지 가는 1개 노선뿐이다. 영통신도시∼서울 노선은 5개지만 강북으로 가는 노선은 하나도 없다. 주민 대부분이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고 영통으로 나가 좌석버스를 이용하지만 택시는 시계(市界)를 지난다며 1000원을 더 받는다.

서울 강북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이태희(李泰熙·34·수원시 망포동)씨는 “자가용이나 좌석버스, 전철 어느 것을 이용해도 서울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며 “많이 걸리는 날은 2시간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통지구는 영통신도시 주변에 들어선 아파트타운. 택지개발이 아니고 일반 건설업체들이 준농림지를 조각 내듯 개발하다 보니 난개발 지역이 됐다.

4, 5년 전부터 하나둘씩 들어선 것이 어느새 9000여가구에 이르고 현재 화성시에 아파트 사업승인서가 접수된 것도 2300가구에 이른다.

10여년 동안 18개 택지의 개발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수원시 역시 교통여건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 특히 아파트 건설이 집중되고 있는 망포동과 당수동 일대가 큰 문제다. 이곳에는 현재 7개 업체가 3700가구의 아파트를 건설 중이다.

인구 100만명을 넘어선 수원시와 급속한 택지개발이 이뤄지는 화성시가 만나는 수원시 망포동과 화성시 태안읍 동탄면 일대의 교통난은 앞으로가 더 문제다.

좌우로 경부고속도로와 1번 국도가 있고 위아래로는 영통신도시와 오산 운암지구에 막혀있는 상황인데도 택지개발이 이곳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시의 8개 택지개발지구 중 4개가 이곳에 몰려 있다.

최근 대한도시계획학회가 분석한 출근시간대 도로용량 대비 교통량(V/C)은 동탄지구 등 택지개발이 완료되는 2008년이 되면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판교는 1.32, 1번 국도 수원∼서울은 0.89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용량 대비 교통량이 1.0을 넘으면 대단히 혼잡한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판교 1.1, 1번 국도 수원∼서울 0.87이다.


화성〓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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