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북]기찻길 환경복원사업 본격화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9시 36분


기찻길이 ‘철도 역사 100년’만에 처음 정화된다.

철도청은 11일 미생물을 이용해 철로 주변 토양을 자연상태로 복원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찻길은 90년대초까지만 해도 열차에 오물수거통이 설치되지 않아 승객들이 배출한 각종 오물로 오염돼 왔다. 특히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 열차의 차량 윤활제가 선로에 떨어져 누적되는 바람에 기찻길은 ‘환경의 사각지대’로 방치되어 왔다.

철도청이 기찻길 정화에 나선 것은 98년부터. 전국 기찻길에 대한 오염조사를 벌인 데 이어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농업과학공동기기센터를 사업주관기관으로, 민간기업인 ㈜에코솔류션을 기술협력업체로 선정해 오염제거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철도청은 올해부터 정화사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기찻길 오염제거에 적용할 기술은 특히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적 방식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양에 공기를 불어 넣어 윤활유 분해능력이 있는 미생물 활동을 극대화해 자연분해토록 하는 방식이다.

철도청 안전환경실 관계자는 “90년대 이전 기찻길에 버려진 승객의 오물은 거의 모두 자연적으로 분해된 상태”라며 “문제는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 폐윤활유가 철로주변에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폐윤활유 오염은 차량정비기지가 더욱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일부 선진국의 경우 기찻길에서 중금속이 발견된 경우도 있었으나 국내 기찻길에서는 중금속 오염이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철도청은 토양 환경복원사업을 올해 6월 1만2000여평에 달하는 충북 제천 차량사무소 정비기지에 가장 먼저 시험적용 했다. 내년부터는 35억원을 들여 서울과 부산 차량 정비기지에 대해 본격적인 복원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전국의 기찻길 가운데 오염이 심각한 구간에도 정화작업을 벌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철도청 안전환경실 정풍환(鄭豊煥·48)팀장은 “철도는 지난 100년간 토양에 부담만 주어왔다”며 “이제는 자연환경을 보전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청은 토양오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기존 차량윤활제를 생분해성 윤활제로 대체하고, 기관차 하부에 기름받이 탱크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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