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의 주인공은 재개발 공사를 맡은 기양건설산업의 로비스트 김광수씨(57).
그의 로비 대상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검찰 고위간부 K씨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모 변호사와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지난해 인천지검 부천지청 관계자, 항소심 재판부, 김모 변호사 등이다.
김광수씨는 지난해 기양건설과 이 회사 회장 김병량(金炳良)씨를 위해 3건의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광수씨가 받고 있는 여러 의혹 가운데 우선 검찰간부 K씨와의 관계를 집중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두 사람 사이의 금전 거래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을 발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형택씨가 김광수씨에게서 청탁과 함께 대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수사가 어렵지 않게 풀려나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경우 K씨와 이 변호사도 금품 로비의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또 이형택씨가 K씨 등의 역할을 소상히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형택씨의 혐의가 확인되면 그를 압박해 K씨 등의 비리 의혹을 확인해 나가는 수사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부천지청 관계자가 김광수씨와 가깝게 지낸 구체적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씨에게 로비를 지시한 기양건설 부회장 연모씨와 김씨, 부천지청 관계자가 여러 번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첩보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량씨의 항소심 재판과 관련한 김광수씨의 로비 행적을 뒷받침하는 단서는 연씨의 구체적인 진술.
연씨는 “김광수씨가 ‘재판부를 잘 알고 있고, 재판부를 잘 아는 김모 변호사와 친하니 일부 무죄와 벌금을 선고받도록 해주겠다’고 말해 김 변호사의 사무실 등에서 김광수씨에게 1억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기양건설 로비스트 김광수씨의 법조계 로비 의혹 | |||
사건 개요 | 청탁 내용 | 결 과 | 검찰 수사 상황 |
김광수씨, 이형택 전 예보 전무에게 부실채권 헐값 매입 관련 청탁 | 이형택씨 소개받기 위해 검찰 고위 간부 K씨에게 부탁해 대통령 처조카 이모 변호사 만남 | 이 변호사, 법조인 소개로 김광수씨 만나 이형택씨 소개 시인 | 관련 단서나 진술 확보, 공식적으로는 부인 |
재개발지역 주민들, 부천지청에 기양건설 회장 김병량씨 고소 고발 | 수사 무마 조건으로 기양 건설 측에서 5000만원 수수 | 부천지청, 김병량씨 혐의 밝혀내지 못함 | 돈 건넸다는 기양건설 측 진술 확보 |
김병량씨, 사기 혐의로 기소 | 항소심 재판부 및 재판부와 친한 김모 변호사에게 선처 청탁하는 명목으로 1억3000만원 수수 | 징역 1년6월 집행유예2년선고, 1심 선고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 김광수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확인 |
▼범벅동 사건 일지▼
△2001년 1월〓기양건설
로비스트 김광수씨,
이형택 예금보험공사 전무 접촉
△7월 중순〓김광수씨,
기양건설산업회장 김병량씨
항소심 재판 선처 청탁과 함께
1억3000만원 수수
△10월 중순〓김광수씨,
김병량씨의 부천지청 사건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5000만원 수수
△12월 6일〓김병량씨 등 5명,
부실채권 헐값매입 위해 금품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2002년 1월〓김광수씨,
예보 임원 등 상대 금품로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
△6월 5일〓재개발조합, 검찰에
기양건설의 공무원 상대 로비 진정
△6월 10일〓서울지검 특수3부,
수사 착수
△6월 11일〓검찰, 사건 관련자
10여명 출국금지 조치
△6월 18일〓검찰, 김광수씨의
이형택 전 예보 전무 상대
로비 정황 포착
△6월 21일〓김광수씨 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