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범박동 재개발 비리에 검찰간부 연루 법조계 스캔들 비화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43분


경기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재개발 비리 의혹이 법조계 로비 스캔들로 비화하고 있다.

로비의 주인공은 재개발 공사를 맡은 기양건설산업의 로비스트 김광수씨(57).

그의 로비 대상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검찰 고위간부 K씨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모 변호사와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지난해 인천지검 부천지청 관계자, 항소심 재판부, 김모 변호사 등이다.

김광수씨는 지난해 기양건설과 이 회사 회장 김병량(金炳良)씨를 위해 3건의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광수씨가 받고 있는 여러 의혹 가운데 우선 검찰간부 K씨와의 관계를 집중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두 사람 사이의 금전 거래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을 발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형택씨가 김광수씨에게서 청탁과 함께 대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수사가 어렵지 않게 풀려나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경우 K씨와 이 변호사도 금품 로비의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또 이형택씨가 K씨 등의 역할을 소상히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형택씨의 혐의가 확인되면 그를 압박해 K씨 등의 비리 의혹을 확인해 나가는 수사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부천지청 관계자가 김광수씨와 가깝게 지낸 구체적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씨에게 로비를 지시한 기양건설 부회장 연모씨와 김씨, 부천지청 관계자가 여러 번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첩보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량씨의 항소심 재판과 관련한 김광수씨의 로비 행적을 뒷받침하는 단서는 연씨의 구체적인 진술.

연씨는 “김광수씨가 ‘재판부를 잘 알고 있고, 재판부를 잘 아는 김모 변호사와 친하니 일부 무죄와 벌금을 선고받도록 해주겠다’고 말해 김 변호사의 사무실 등에서 김광수씨에게 1억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기양건설 로비스트 김광수씨의 법조계 로비 의혹
사건 개요청탁 내용결 과검찰 수사 상황
김광수씨, 이형택 전 예보 전무에게 부실채권 헐값 매입 관련 청탁이형택씨 소개받기 위해 검찰 고위 간부 K씨에게 부탁해 대통령 처조카 이모 변호사 만남이 변호사, 법조인 소개로 김광수씨 만나 이형택씨 소개 시인 관련 단서나 진술 확보, 공식적으로는 부인
재개발지역 주민들, 부천지청에 기양건설 회장 김병량씨 고소 고발수사 무마 조건으로 기양 건설 측에서 5000만원 수수부천지청, 김병량씨 혐의 밝혀내지 못함돈 건넸다는 기양건설 측 진술 확보
김병량씨, 사기 혐의로 기소항소심 재판부 및 재판부와 친한 김모 변호사에게 선처 청탁하는 명목으로 1억3000만원 수수징역 1년6월 집행유예2년선고, 1심 선고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김광수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확인

▼범벅동 사건 일지▼

△2001년 1월〓기양건설

로비스트 김광수씨,

이형택 예금보험공사 전무 접촉

△7월 중순〓김광수씨,

기양건설산업회장 김병량씨

항소심 재판 선처 청탁과 함께

1억3000만원 수수

△10월 중순〓김광수씨,

김병량씨의 부천지청 사건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5000만원 수수

△12월 6일〓김병량씨 등 5명,

부실채권 헐값매입 위해 금품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2002년 1월〓김광수씨,

예보 임원 등 상대 금품로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

△6월 5일〓재개발조합, 검찰에

기양건설의 공무원 상대 로비 진정

△6월 10일〓서울지검 특수3부,

수사 착수

△6월 11일〓검찰, 사건 관련자

10여명 출국금지 조치

△6월 18일〓검찰, 김광수씨의

이형택 전 예보 전무 상대

로비 정황 포착

△6월 21일〓김광수씨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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