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I,前現의원 21명에 돈제공…로비役 김희완씨 어젯밤 검거

  • 입력 2002년 5월 22일 00시 38분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망을 피해 한달여 동안 도피생활을 해온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21일 오후 11시15분경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연립주택에서 검거됐다.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車東旻 부장검사)는 이날 밤 김씨를 서울지검으로 압송, 지난해 3월 병원 의약품 납품비리와 관련해 서울 모병원에 대한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 1억5000만원과 관련 벤처기업 주식 14만주를 받아 최씨 및 최성규(崔成奎·해외도피 중)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과 나눠 가진 경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김씨가 2000년 7월 최씨와 함께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를 만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청탁을 받은 경위와 지난해 4월 TPI 주식 2만3000주를 받아 차명보유한 경위 등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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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TPI가 1999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여야의 전현직 의원 21명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1인당 10만∼900만원씩을 주었고 한나라당에 5000만원을 내는 등 모두 1억1700여만원의 후원금을 지급했다는 기부금 내역이 이날 공개됐다.

검찰이 입수한 기부금 내역에 따르면 민주당 길승흠(吉昇欽), 신낙균(申樂均) 전 의원에게 세차례에 걸쳐 각각 900만원과 700만원을 주었으며 대선후보인 노무현(盧武鉉)전의원에게도 500만원을 제공하는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 15명에게 모두 5250만원을 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 기부내역에 따르면 김부겸(金富謙) 의원에게 200만원을 주는 등 한나라당 전현직 의원 5명에게 모두 460만원을 제공했으며 자민련 박세직(朴世直) 전 의원에게는 세차례에 걸쳐 300만원의 후원금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TPI는 또 한나라당 후원금으로 5000만원을, 민주당 부산지부 후원금으로 500만원을 제공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지정기탁금 형식으로 6차례에 걸쳐 700만원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내역서를 포함한 TPI의 정관계 자금 지원내역을 입수해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TPI의 기부금 제공 과정과 그 처리가 합법적으로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최근 31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시인한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의 경우 이 내역에는 50만원만 받은 것으로 돼 있고 100만원을 받았다고 밝힌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과 한라당 심규철(沈揆喆) 의원 등은 아예 빠져 있어 TPI 송재빈(宋在斌) 대표가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빼돌려 로비자금으로 썼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송씨가 주식 매각 대금과 회사에서 횡령한 돈 등 사용처가 불분명한 43억원 중 일부를 정관계 로비에 썼는지 확인 중이다.

이상록 길진균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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