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씨, 김성환 차명계좌서 5억 마련 亞太공사대금 지급

  • 입력 2002년 3월 19일 17시 55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팀은 19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 자신의 고교 및 ROTC 동기인 김성환(金盛煥)씨의 차명계좌에서 5억원을 마련해 아태재단 신축 건물 공사대금 명목으로 시공업체인 H사에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김홍업씨가 김성환씨에게서 추가로 돈을 받았는지, H사로 또 다른 돈이 흘러 들어가거나 세탁됐는지와 함께 김성환씨 차명계좌에 들어 있던 돈의 출처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아태재단 측이 70억원에 공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지난해 H사의 감사보고서에 도급액이 부가세를 포함해 50여억원으로 기재된 사실을 확인하고 20억원가량의 차액이 생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25일로 수사기간이 끝남에 따라 이번 주 안에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기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아태재단 관계자는 “김 부이사장이 100만원권 수표 500장을 가져왔으며 이를 H사에 공사대금으로 지급했다”면서 “하지만 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H사 관계자는 “원래 공사비는 50억원이었지만 토목공사 도중 증액 요인이 생겨 지난해 4월 20억원을 증액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초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와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밝혀진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과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의 통화내용 분석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수동씨가 수사기밀을 유출한 간부에 대한 진술을 계속 거부해 소환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검팀은 25일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종합한 최종 수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할 방침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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