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농업기술원 홈페이지, 정겨운 5일장 정취 물씬

  • 입력 2002년 2월 18일 18시 17분


“싸다 싸! 아주머니, 이거 다 해서 5000원밖에 안돼요.”

“아저씨들, 잠깐만 봐요. 이게 남자들한텐 최고라니까.”

16일 경기 성남시 모란장에서는 나물을 갖고 나온 할머니가 싸게 주겠다며 아주머니를 잡아끌고 한 쪽에선 개구리를 팔러 나온 장사꾼이 지나가는 남자들을 불렀다.

이 곳은 매달 4일부터 5일 간격으로 5일장이 서지만 평일에도 상인 수백명이 가게를 열어 사실상 상설시장이나 다름없다. 시장 안쪽의 국밥집이나 포장마차에서 먹는 막걸리 한잔은 옛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이처럼 활성화된 5일장이 있는가 하면 경기 도내 상당수 5일장은 사라졌거나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20개 시군의 55개소에서 5일장이 열리고 있고 이 중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경기도농업기술원측은 지난해 10월부터 홈페이지(www.nongup.kyonggi.kr)에 지역별 5일장에 대한 유래와 현황, 특산물, 인근 관광지, 볼거리, 먹을거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

▽5일장의 유래〓5일장은 오행설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4일 일하고 5일째 쉬는 생활리듬에서 유래됐다. 쉬는 날에 물물교환 등을 할 필요가 있어 조선시대부터 생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830년대 경기지역 5일장은 83개소에서 1975년엔 117개소로 최고에 이르렀으나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줄어들고 있다.

▽가볼 만한 5일장〓전국 최대로 알려진 성남 모란장이 대표적이다. 지금처럼 활성화된 것은 1990년 성남시 성남동 대원천 하류에 있는 3000여평 규모의 복개지 위의 장터로 이전하면서부터.

1일 이용객수는 3만명 정도. 교통도 편리해 장이 서는 날이면 전국에서 2000여명의 상인과 서울에서 오는 사람들로 인근 도로는 교통이 마비될 정도이다. 개고기, 고추, 참기름 등이 유명하다.

또 조선시대 전주, 대구와 함께 ‘3대 장’으로 명성을 떨친 안성시 안성장도 물건이 많고 싸기로 유명하다. ‘안성맞춤’이란 말이 유래된 놋그릇(유기·鍮器)을 접할 수 있지만 예전과 같지 않다.

이밖에 포천, 양평, 남양주에서 열리는 5일장들은 도심에서 떨어진 하천부지 인근에 위치한 농촌형 재래장으로 향수를 느끼기에 아주 좋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전명희씨(31·여)는 “사라져 가는 5일장의 역사를 기록하는 동시에 민속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싣게 됐다”며 “곳곳의 특산품과 주변 볼거리 등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도내5일장
개장일시장
매달 1일부터 5일간격평택(안중) 용인(백암) 파주(광탄 금촌) 김포(양곡) 여주(가남) 화성(남양) 포천(내촌) 가평(설악) 양평(양수) 강화(온수)
매달 2일부터 평택(서정) 남양주(장현) 파주(봉일천) 이천(이천) 안성(안성) 김포(김포) 양주(덕정 신산) 여주(일동) 화성(사강) 연천(연천) 포천(일동 관인) 가평(청평 하면)
매달 3일부터 평택(안중) 고양(일산) 남양주(마석) 오산(오산) 파주(법원) 김포(마송) 광주(연안) 연천(신서) 포천(이동) 가평(가평) 양평(양평) 시흥(도일) 용인(남사) 안성(일죽)
매달 4일부터성남(모란) 평택(송북) 남양주(광릉) 파주(문산) 이천(장호원) 김포(하성) 양주(가래비) 여주(대신) 화성(조암) 연천(전곡) 포천(소흘) 용인(송전)
매달 5일부터동두천(동두천) 평택(통복) 용인(용인) 안성(죽산) 여주(여주) 화성(발안) 포천(포천) 가평(현리) 양평(용문)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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