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순의 일본TV읽기]가요순위 100위내 3곡 '보아열풍'

  • 입력 2002년 1월 28일 18시 36분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TV에서는 한국 특집이 연일 방송되고 있다. 이번 주만 해도 상투틀고 한복입고 사는 지리산 청학동 사람을 소개했는가 하면, 한국에 대한 퀴즈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관련 프로그램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10대 가수 보아(17). 이미 한국 신문에도 보도됐듯, 16일 발표된 일본의 ‘오리콘 차트’에는 보아의 노래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가 3위에 랭크되었다. 오리콘 차트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닌 일본 전국 단위의 순위 조사로 정평이 나 있다.

매주 토요일 밤에 방영되는 TBS-TV의 일본가요 순위프로 ‘CD-TV(카운트 타운 TV)’에서는 보아의 노래가 40위, 35위, 6위로 100위내에 무려 세 곡이 들어가있다. 이처럼 100위안에 한 가수의 노래가 여러 곡 들어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억 2500만명의 인구 중, 하루에도 수백 곡의 신곡이 발표되고 가수도 수천 명이 넘는 일본에서 10대 한국 가수가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일본 스포츠 신문의 한 기자는 이를 두고 “보아는 일본에서 성공한 한국 가수 이성애 조용필 계은숙의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 잡지에서도 연일 보아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있다. 보아는 일어가 현지인 수준인데다 영어에도 능통하고 노래와 춤 등 팔방미인의 실력을 보여주면서 인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보아의 노래를 찾는 현장의 분위기가 궁금했다. 27일 밤, 전국 체인망으로 새벽 4, 5시까지 비디오와 CD, 책을 빌려주거나 판매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대여판매업체 츠타야(Tsutaya)에 가보았다.

보아는 ‘CD판매 베스트 20위’차트에서 8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보아의 CD코너에 CD가 한 장도 없었던 것이다. 종업원이 “전부 나갔다. 보아의 음반은 가장 잘 팔리는 베스트 5위내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 뿐 아니다. 매장에 일본 가수의 노래를 서비스로 듣게 해주는 ‘음악감상’ 코너에 보아의 것도 있었다. 보통 한 주일에 4, 5명의 가수들을 선정해 노래를 들려 주는데 대개 일본 톱 가수의 노래다.

보아는 외국인 가수에 대해 텃세가 심한 일본 가요계에 15세 나이로 데뷔, 당당히 스타 반열에 올랐다. 요즘 휴대폰 광고 모델로 매일 TV에 나오는 보아는 누구보다 한국 가수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는 게 일본 연예계의 평이다.

재일르포작가yjaes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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