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차쿠차 갓고 이이!(말할 수 없이 멋있어)”
이 말은 최근 나가세 토모야가 텔레비전에서 영화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한국 배우 최민수를 보고 한 것이다. 나가세의 말은 최민수의 카리스마와 연기에 ‘숨 넘어가게 반했다’는 뜻이다. 흥미롭게도 이 말은 일본 젊은층 사이에 유행어가 되고 있다.
이렇듯 최근에는 한일공동 제작한 드라마와 영화, 한일 연기자들이 출연한 작품이 연일 방송되고 있거나 상영중에 있다.
태평양 전쟁 때 가미가제 대원이었던 조선인 장교의 유품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다카쿠라 겐 주연의 영화 ‘호타루(이 영화는 한국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동시 개봉돼 한동안 관객동원 경쟁을 했다)’나 재일동포 출신 작가로 나오키 문학상을 받은 가네시로의 소설을 영화화 한 ‘고(GO)’도 일본 젊은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상영됐었다.
드라마로는 윤손하와 쿠보츠카 요스케가 함께 출연한 ‘다시 한번 키스를(NHK-TV)’이 있다. 쿠보츠카는 이 드라마로 안방 팬들을 사로잡은 뒤 지난해 영화 ‘고’에 출연해 일본 영화계의 주연 남우상과 신인상을 받았다. 이어 윤손하와 후쿠다 교코(深田恭子)가 공동 주연한 ‘화이팅 걸’(후지TV)도 만만찮은 인기를 끈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관련 드라마든 영화든 여기에 출연한 일본 연기자가 연이어 한국관련 작품에 출연함으로써 국제적으로 연기력도 인정받고 큰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이다. 쿠보츠카가 그랬고, ‘화이팅 걸’에 출연했던 후쿠다 교코가 바로 이같은 케이스다.
그 실례가 바로 1월 29일, 에비스 웨스턴호텔에서 한일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던 드라마 ‘프렌즈’다. 한국의 MBC와 일본의 TBS가 드라마사상 한일 최초로 제작했다는 ‘프렌즈’는 ‘가을동화’의 원빈과 후쿠다 교코가 함께 연기했다.
후쿠다는 윤손하와 ‘화이팅 걸’에 이어 이번에는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은 원빈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기자회견장에는 중국 권의 싱가포르, 대만, 말레시아 기자들이 대거 몰려와 원빈에게 질문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프렌즈’는 원빈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시아에서도 조만간 방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듯 요즘은 일본의 배우들은 한국 배우의 인기에 힘입어 아시아권으로 도약해보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이고 있다. 이는 바로 한국의 작품 제작 능력과 수준이 한결 높아졌다는 증거에 다름 아닐 것이다.
유재순 재일르포작가 yjaes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