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송구영신 행사 풍성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7시 29분


‘어둡고 아픈 기억은 제야의 종소리에 날려 보내고 희망찬 새해 첫날을 맞이하세요.’

한 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는 31일 밤과 1일 새벽에는 서울과 경기지역 곳곳에서 송년의 밤과 신년행사가 펼쳐진다.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비롯해 음악회, 산행, 연날리기 행사 등이 이어진다. 가족과 함께 저무는 한해를 돌아보고 알찬 새해를 설계해보자.

▽송년 행사〓31일 오후 11시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에서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시민 안녕을 기원하는 ‘2001년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열린다. 고건(高建)서울시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시민대상수상자, 소년소녀가장, 모범 어린이 등 20명의 타종 인사가 새해 1월1일 0시를 기해 보신각 종을 33번 쳐 새해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경기도는 31일 오후 10시 파주시 임진각 일원에서 30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과 세계평화, 2002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제야행사를 갖는다. 자정을 앞둔 11시 50분에는 21세기를 상징하는 ‘평화의 종’ 21회 타종식이 열리며 시민을 위한 타종의 시간도 마련된다. 합창단과 풍물패의 공연이 이어진다.

▽보신각 타종의 유래〓조선 초기 도성의 통행금지 시간을 알리기 위해 종을 친 것이 기원이다. 오전 4시 통금 해제를 뜻하는 파루(罷漏)때는 33번, 통금을 알리는 오후 10시 인정(人定) 때는 28번을 쳤다.

타종 수는 불교와 관련이 깊다. 파루 때 33번은 관세음보살이 하늘에 있는 33개 세계만큼 육신을 쪼개어 속세의 중생을 구제했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인정 때 28번은 불교 철학에서 천체를 28개로 분류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하늘에 있는 별에게 밤의 안녕을 부탁한다는 의미가 있다.

제야의 종 타종 행사는 53년 연말부터 시작됐다. 전쟁이 끝나고 새 시대를 열어보자는 취지에서다. 그 후 매년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종을 울리다 종의 안쪽에 균열이 생겨 85년 이후에는 시민 성금으로 만든 새 종을 사용하고 있다. 옛날 종은 85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 전시하고 있다.

▽신년행사〓의왕시는 1일 오전 7 시30분 해발 385m 모락산 정상에서 ‘시민 한마음 해맞이 행사’를 연다. 고천레포츠 공원, 포일성당, 능안마을 입구에서 각 동 별로 정상을 향해 출발한 주민은 산 정상에서 만나 백운산, 덕성산, 청계산의 흙과 백운호수의 물을 합하는 ‘흙과 물의 합치식’을 갖는다. 새해에 비는 소망을 담아 하늘에 올리는 연날리기 행사도 이어진다.

이천시는 1일 오전 7시30분 부터 8시까지 ‘월드컵 성공기원 이천시민 해맞이 행사’를 설봉산 정상에서 갖는다. 이날 행사에는 이천시 어머니 합창단과 풍물패 등이 참여해 해맞이 공연을 벌인다.

고양시는 1일 오전 6시 30분∼8시 덕양구 한강변 행주산성 정상에서 ‘새해맞이 해돋이 행사’를 갖는다.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 위로 떠오르는 해는 한강변의 정취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게될 전망이다. 송포 호미걸이 공연, 트럼펫 연주, 폭죽놀이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지며 각종 차(茶)도 무료로 제공된다.

<송진흡·남경현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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