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고가로 중복건설 예산 100억 날릴판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9시 56분


사업비 100억원 규모의 고가도로형 철도 건널목이 건설되고 있는 지점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 또다른 고가도로 신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도신리 국도 3호선과 경원선이 교차하는 지점에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예산 100억원을 들여 길이 270m, 폭 12.5m의 고가도로형 철도건널목을 건설하고 있다.

공사 지점은 국도 3호선이 경원선과 만나는 곳으로 거의 직각으로 꺾여 있어 대형 사고가 잦아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사가 시작됐다. 지난해 말 착공해 2003년 2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까지 약 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국토관리청은 최근 주민설명회를 열고 국도 3호선 연천읍 현가리∼신서면 신탄리 14㎞ 구간의 우회도로를 개설한다며 공사 중인 고가도로형 철도건널목 300m 후방에 다른 고가도로형 철도건널목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국토관리청은 1년여 뒤에 우회도로 개설에 따른 고가도로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채 지난해 고가도로형 철도건널목을 착공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회도로를 개설하면서 현 공사 지점의 300m 후방에 고가도로형 철도건널목을 설치하고 현재 공사 중인 지점까지 램프를 설치해주면 되는데 이를 예측하지 못해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관리청은 공사중인 고가도로형 철도건널목은 99년 12월 실시설계가 끝났었고 국도 3호선 우회도로는 올 6월부터 실시설계를 시작한 상태라 두 사업이 중복된다는 점을 미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두 사업이 시차를 두고 추진돼 고가도로형 건널목을 두 곳 설치하게 됐다”며 “우회도로가 개설돼도 기존 도로가 계속 사용되기 때문에 공사 중인 고가도로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연천〓이동영기자>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