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실업' 급증…1년새 3만명 늘어

  • 입력 2001년 10월 3일 18시 39분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고학력 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중 대졸 이상 실업자수는 20만명으로 작년 8월의 16만9000명보다 18.3%(3만1000명)나 증가했다. 대졸 이상 실업률도 지난해 8월에는 3.2%에 그쳤으나 올 8월엔 3.6%로 0.4%포인트 높아졌다.

고학력 실업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은 이들보다 교육 정도가 낮은 계층과 비교해보면 뚜렷이 드러난다.

같은 기간에 중졸 이하 실업자는 22만8000명에서 17만3000명으로 24.1%(5만5000명), 고졸 실업자는 42만1000명에서 38만명으로 9.7%(4만1000명) 줄었다. 또 이 기간에 전체 실업자수는 6만6000명, 실업률은 0.3%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고학력 실업자가 급증한 것은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이 특히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고용대책이 공공근로사업 등 주로 저학력자들에 집중된 것도 학력별 ‘명암’을 가른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졸 이상 실업자를 성별로 구분하면 남자는 작년 8월 12만5000명에서 올 8월엔 13만5000명으로 1만명(8%) 늘었다. 특히 여자 실업자는 같은 기간 4만4000명에서 6만5000명으로 무려 2만1000명(47.7%)이나 급증했다.

고학력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9급 공무원 시험에 고학력자들이 몰려들어 전체 합격자 4명중 3명가량이 대졸 이상으로 채워지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발표한 43회 9급 공무원 시험 최종합격자를 보면 최종 선발인원 2915명 중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은 2178명으로 전체의 74.7%나 됐다. 이는 전년도 총 합격자 2880명 중 대졸 이상자가 69.1%(1,990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에 대졸 이상 비중이 5.6%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최영해·김광현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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