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카지노 관련서류 압수

  • 입력 2001년 8월 13일 22시 58분


인천국제공항 유휴지 개발 민간 사업자 선정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이 이상호(李相虎) 전 공항공사 개발사업단장의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면서 인천공항의 카지노 개발 관련 서류를 가져간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공항공사가 개항 전 여객터미널에 카지노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담은 이 서류를 검찰이 가져간 것과 관련, 이번 사건이 골프장과 호텔 건설 외에 카지노와도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종진(徐鍾進) 공항공사 개발사업단장은 13일 진상조사차 방문한 한나라당 조사단의 백승홍(白承弘) 의원에게 ‘인천지검이 카지노 관련 서류를 가져갔다’는 사실 확인서를 써주었다.

확인서에는 △명함 △디스켓 △편지함 △메모 △다이어리 △주소록 △수하물처리시스템(BHS) 관련 서류 △카지노 관련 서류를 인천지검이 갖고 간 것으로 돼 있다.

카지노 관련 서류는 양언모 사업개발팀장이 작성한 것으로 관련 법규, 시설 및 장비, 소요 재원, 사업자 선정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는 공항 개항을 전후해 이 카지노 설치와 관련된 온갖 이야기들이 나돌았었다.

공사 관계자는 “검찰이 카지노 관련 서류를 갖고 가서 카지노와 관련된 수사를 할 것으로 짐작했다”면서 “일단 백지화한 것이라 다소 의아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 이 전 단장과 국중호(鞠重皓) 전 청와대 행정관을 이날 구속 수감했다. 이 전 단장은 △공항공사 강동석(姜東錫) 사장이 “수익성 비중을 중시하라”고 지시했으나 평가위원들에게 “강 사장이 실현 가능성에 중점을 두라고 지시했다”고 말해 심사를 방해했으며 △변경된 선정기준을 개발사업 참여 업체에 알려주지 않았고 △이사회의 회의록 내용 등을 언론에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 전 행정관은 에어포트72 참여 업체의 계열사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이용해 이 전 단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를 방해한 혐의(외압)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를 “편파적이고 일방적이며 ‘짜맞추기식’수사”라고 주장했다.

인천지검은 이날 원익컨소시엄 이모 대표(47)와 에어포트72 컨소시엄에 참여한 에이스회원권 비상임감사 임모씨(48) 등 2명을 소환, 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 전 행정관이 대학 동창인 한모씨(46)가 소개한 임씨로부터 ‘원익에 참여한 삼성물산이 로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강동석(姜東錫) 사장과 이 전 단장에게 ‘에어포트72 컨소시엄을 잘 봐달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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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흡·박정규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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