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장애를 딛고…" 장애인 2쌍 2일 합동결혼식

  • 입력 2001년 1월 30일 18시 40분


91년 3월 전남 광양제철소 앞에서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지체1급 장애인 김대성(金大星·33·자영업)씨. 자신을 남편으로 맞아들이겠다고 결심한 지체4급 장애인 이영선(李瓔宣·35)씨에게 고마울 뿐이다.

다음달 2일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웨딩명품관 메리움에서 이씨와 결혼식을 올릴 김씨는 그동안 몇차례 결혼할 기회가 있었으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상대방 부모가 반대해 실패했다. 그 후 몇차례 세상을 등질 결심도 했으나 지난해 11월 부산장애인총연합회에서 마련한 ‘내마음의 보석찾기’에서 이씨를 만난 후 열심히 살기로 결심했다.

이날 김씨와 함께 합동결혼식을 올리는 지체2급 장애인 제정모(諸正模·35)씨와 지체6급 장애인 최경란(崔敬蘭·27)씨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극복하고 웨딩마치를 올린다.

결혼식은 장애인 하객을 위해 수화통역을 곁들여 진행되고 수화 축가도 이어진다. 또 메리움측이 결혼경비를, 신우항공이 신혼여행비를 부담하고 의류업체인 파크랜드와 메리움부페가 각종 경비를 지원해 준다. 인터넷방송인 위드미디어텍(www.wmtcast.com)은 결혼식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이들 장애인 커플이 새 인생 설계를 하게 된 데는 부산장애인총연합회가 상담을 하면서 장애인들의 결혼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고 94년부터 시작한 ‘내마음의 보석찾기’ 프로그램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금요일마다 상설 운영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결혼강좌와 단체미팅, 개인만남 주선, 계절여행 등으로 꾸며지며 마음이 맞아 결혼할 쌍이 정해지면 합동결혼식을 주선해 준다. 부산시도 이 사업에 연간 30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3000여건의 결혼상담이 있었으나 성사된 것은 20쌍에 불과할 정도로 장애인들의 결혼문제는 심각하다. 051―464―065.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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