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돈 수사 흐지부지되나…검찰조사 벽에 부닥쳐

입력 2001-01-07 18:08수정 2009-09-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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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사건 수사가 98년 세풍(稅風)과 총풍(銃風)사건 수사처럼 완벽한 진상규명을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장벽은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과 강삼재(姜三載)의원의 출두 거부. 특히 강의원은 구속된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에게서 940억원을 직접 받아 관리하고 의원들에게 분배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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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조사 내용은 △김전차장과의 사전협의 여부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과 차남 현철(賢哲)씨의 개입 또는 인지 여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인지 여부 △다른 당 관계자들의 ‘공모’여부 △돈을 받은 정치인 명단과 정확한 액수 등.

그러나 강의원은 이미 공개적으로 소환 불응방침을 밝힌 바 있고 그가 자진출두하지 않을 경우 검찰로서는 뾰족한 소환 수단이 없다. 강의원은 현직 의원이므로 국회 회기중 체포 또는 구속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데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방탄국회’로 맞설 태세다.

실제로 98년 정치인 사정에서부터 세풍사건의 서상목(徐相穆)전의원에 이르기까지 한나라당 비리 정치인이 국회의 동의로 체포 구속된 경우는 한번도 없다. 게다가 이미 구속된 김전차장도 “모두 내가 한 일”이라며 ‘윗선’과 한나라당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검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역시 적지 않은 걸림돌. 민주당이 세풍과 총풍사건에서처럼 수사상황을 흘리거나 수사상황보다 앞서나가는 발언을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측이 계속 조사에 불응할 경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여론의 지지뿐인데 여당의 이 같은 행태는 수사 자체의 정당성마저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검찰 고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재를 뿌리고 있어 잘못하면 본전도 못 찾을 것 같다. 정치권에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빨리 수사를 마무리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추궁의 도구’에 불과한 계좌추적 자료와 김전차장의 ‘자백’뿐이어서 검찰의 뜻대로 수사를 빨리 끝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재경부 "효율성 고려해야"▼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부총재는 7일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출석 요구에 “언론에 그릇된 사실을 흘리면서 본인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한 짜맞추기식 수사에 응할 수 없다”며 이에 불응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강부총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안기부로부터 어떤 자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그럼에도 어제 민주당은 본인의 국회 재산신고액(3억2000만원)을 8억원대로 발표하는 등 기본적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정략적, 공작적 정치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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