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합 무역어음 사기 수사…수출위장 3천만달러 빼돌려

  • 입력 2000년 9월 21일 00시 23분


서울지검 외사부(김성준·金成準부장검사)는 20일 고합그룹이 97년 해외 법인을 통해 폴리에스테르 원료를 수출한 것처럼 속여 국내 은행에서 무역어음을 할인받는 수법으로 거액을 빼돌린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고합그룹은 97년 6월부터 3개월 동안 홍콩 현지 법인을 통해 폴리에스테르 원료를 수출하는 계약을 한 뒤 현지 법인에서 받은 무역어음을 국내 시중은행에서 할인받아 3000만달러(당시 약 300억원)를 빼돌려 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고합그룹 경영진을 소환 조사한 뒤 혐의가 확인될 경우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고합그룹측은 “당시 자금난 때문에 수출품 제조가 일시 중단돼 불가피하게 물품을 수출하지 못했지만 현재까지 1500만달러 상당의 폴리에스테르 원료가 해외로 나갔다”며 “사기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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