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구리 만들어 떼돈 번다＂ 1천여명에 26억 사기

"철로 구리를 만들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투자자 1000여명을 현혹해 26억여원을 끌어모은 '현대판 연금술사'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李承玖부장검사)는 21일 "철로 구리를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라"며 26억2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남양코퍼테크㈜ 대표 류병조씨(34)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류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사업설명회 겸 시연회를 통해 함석조각을 화공약품을 첨가한 끓는 물에 넣은 뒤 꺼내면 구리로 변하는 장면을 허위로 연출해 서울과 부산에서 투자자 1000여명을 모집, 돈을 끌어모은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류씨는 대학강사인 화학박사 4명에게 100만원씩을 주고 기술력을 인증하는 내용의 서류에 이들의 서명을 받은 뒤 이를 투자자 모집광고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씨는 검찰조사에서 "철을 구리로 변하게 하는 화공약품은 '신의 계시'를 받아 만들었고 속인 것이 아니다"며 이런 기술은 '노벨상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철이 화학작용을 통해 구리로 변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