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화제]김정일 "송이버섯 맛 좀 보시라요"

  • 입력 2000년 6월 21일 19시 17분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기간 중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에게 말한 두 가지 얘기가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하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수행원에게 송이버섯을선물하겠다고 약속한 것. 다른 하나는 영화광으로 알려진 그가 한국영화의 새 지평을 연 ‘쉬리’를 봤다고 밝힌 것.

그는 김대통령이 주최한 14일 만찬에서 신선로의 송이버섯을 보고 “남쪽에도 송이버섯이 많이 나오느냐. 올 가을부터 송이버섯을 채취하면 대통령과 수행원들에게 보내주겠다”고 말한 것. ‘통이 큰 지도자’이면서 약속도 잘 지키는 것으로 정평 있는 김위원장은 이날도 “꼭 약속을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 북한을 자주 드나들던 한 이탈리아 사업가는 “송이버섯 요리가 맛있다고 얘기하자 김위원장이 송이버섯을 보내주라고 비서에게 지시했다”며 “귀국해보니 북한 비행기 한 대가 송이버섯을 가득 싣고 밀라노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쉬리’에 대한 평은 별로 좋지 않았다. 남북의 긴박한 대치상황을 그린 ‘쉬리’는 북한의 특수 8군단이 남북정상에 대한 암살기도 장면을 담고 있다. ‘쉬리’가 마치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거부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김위원장이 불편한 심정을 표현한 것 같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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