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법무 거취 금명 결정…金대통령 최종결심 주목

  • 입력 1999년 5월 31일 19시 40분


부인이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연루돼 여야 정치권을 비롯, 여론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거취가 금명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는 31일 “김태정장관이 이미 여권 핵심부에 구두로 사임의사를 표명했다”는 주장과 이에 맞서 “김장관을 퇴진시키고 이른바 신주류를 공격하려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사의표명설을 유포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는 등 권력투쟁 양상이 계속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결심 향배가 주목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김장관이 이미 마음을 비우고 여권의 요로에 자신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고급 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마무리된뒤김대통령에게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장관 부인 연씨의 연루사실이 어느 정도 드러난만큼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장관으로서의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게 여권 핵심부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권의 다른 한 관계자는 이날 “김장관의 거취문제는 어디까지나 잘못이 있느냐 없느냐로 결정지어질 사안”이라며 “김대통령이 러시아와 몽골방문을 마치고 1일 오후 귀국한 후 검찰의 사건 수사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론의 압력에 떼밀려 김장관을 경질할 경우 급속히 권력누수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하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권력투쟁에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으며 이는 김대통령을 흔드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 열린 국민회의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 등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김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말고 여권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김장관의 자진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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