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옷 로비說 수사]서울지검 4차례 브리핑

  • 입력 1999년 5월 31일 06시 51분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착수이후 3일째인 30일 오후까지 김규섭(金圭燮)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4차례의 공식브리핑을 했다. 다음은 김차장검사와의 일문일답 요지.

★1차 브리핑(29일 오전10시)

―김태정법무장관 부인 연정희씨 조사는….

“28일 오후10시반에 소환해 29일 오전8시에 귀가시켰다. 서울시내 검찰청사에서 조사했다.”

―이형자씨 조사는….

“28일 밤 10시반에서 12시 사이 서울지검으로 소환조사했다. 연씨와는 대질신문하지 않았다.”

―연씨와 이씨의 주장은 어떤 차이를 보이나.

“두사람 진술의 각도가 다르다. 좁힐 수가 없다. 확실한 것은 이 사건과 관련해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만난 일도 없고 접촉한 일도 없으며 얘기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전복을 주고 돌려받은 것 이외에는 없다.”

★2차 브리핑(29일 오후5시)

―법무장관부인도 대질신문했나.

“대질조사 대상이 아니다. 이형자씨와 연씨가 대질조사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연씨 배씨 이씨의 3자 대질신문을 할 것인가.

“필요하다면 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형자씨의 주장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팩스내용과 거의 같은 진술을 하고 있다. 이형자씨의 주장에는 직접 경험한 부분과 추측한 부분이 혼재돼 있는데 직접 경험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지만 추측에 의한 부분은 조금씩 진술을 바꾼 곳도 있다.”

―연씨가 조사과정에서 ‘밍크코트를 입고 외출했다’거나 ‘최순영회장의 구속에 대해 말하고 다녔다’는 부분을 확인했나.

“말할 수 없다.”

―최순영 회장이 이씨가 연씨를 위해 옷값을 결제하려고 했던 사실을 알았나.

“이씨가 (2천4백만원을) 결제한다니까 최회장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 하지만 다시 몇천만원의 옷값을 결제하라는 요구가 있자 ‘무리다’며 거부했다는 식으로 진술했다.”

★3차 브리핑(30일 오전11시)

―이해 당사자들의 진술은 어떤가.

“배정숙씨와 정리정씨가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고 이형자씨와 자매들은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다. 연정희씨도 별개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배씨는 병원조사시 이형자씨를 찾아간 사실은 시인했지만 옷값 대납을 요구했거나 최회장 구속을 암시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렇듯 진술이 다른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를 입증할 수 있나.

“입증이라기 보다는 증거에 대한 판단의 문제다. 누구의 말이 진실에 가까운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2자 또는 3자간 대질을 할 수도 있다.”

―밍크코트가 전해진 것이 최회장의 구속암시와 연관된 것인가.

“개괄적으로 말하지만 법률전문가들 사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반인들이 주고받은 이야기가 이형자씨의 글로 정리된 것이다. 나중에 법률적인 용어가 가미됐다는 감이 든다.”

★4차 브리핑(30일 오후6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차 개별 조사를 마치고 대질신문중이다. 수사에 시간이 더 필요해 발표가 늦어질 수도 있다.”

―그밖에 누가 조사받고 있나.

“정일순 정환상씨가 조사받고 있다. 오늘밤 소환 48시간이 되는 이형자씨는 일단 귀가조치할 것이다. 본인은 빨리 대질신문을 벌이고 싶다고 하고 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귀가시켰다 다시 부를 것이다.”

―이형자씨의 안사돈인 조복희씨가 언제 왜 ‘낮은 울타리’에 가입하려고 했나.

“지난해 11월말 조씨 스스로가 배정숙씨에게 가입희망의사를 밝혔다. 배정숙씨가 모임의 좌장역할을 하고 있다. 연정희씨가 배정숙씨에게 ‘최순영회장이 사법처리될지도 모르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시점에 관심이 많은 모양인데 알고있지 않다. 물론 알고 있더라도 확인해 줄 수 없다.”

―배씨가 양재동 횃불선교회에 찾아간 것은 사실인가.

“배씨가 인정하고 있다. 이형자씨도 이를 목격한 증인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배씨는 찾아가서 다른 이야기를 했지 옷값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계속 진술하고 있다.”

〈하태원·김승련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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