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DS직원들,천원씩 모아 시각장애인에 밝은빛 선사

  • 입력 1998년 12월 2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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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원씩을 모아 이루어낸 1백7명의 개안(開眼).”

매달 월급에서 1천원씩을 떼내 시각장애인들에게 ‘사랑의 빛”을 안겨주는 수술을 해온 ‘이삭줍기” 회원 8백58명은 뿌듯하기만 하다. ‘이삭줍기”는 정보시스템통합업체 ㈜LG―EDS시스템(사장 김범수)의 사내모임.

시각장애인 돕기가 처음 시작된 것은 95년 10월. 당시 관리부장이던 김응철(金應喆·51·국제문맹퇴치선교단 사무국장)씨가 사내 전산망에 제안을 띄우면서부터 였다.

“20만명에 달하는 시각장애인 중 상당수가 몇십만원에 불과한 수술비가 없어 암흑 속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을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는 길에 동참하시지 않겠습니까.”

김씨는 “추수 뒤 논에서 이삭을 주워 양식으로 활용하듯 작은 정성을 모아 뜻깊게 쓰자”며 1천원씩 거둬 장애인 개안수술에 보탤 것을 제안했다. 호응은 의외로 컸다. 제안 첫 달 10여명 가량이 참가한 이후 갈수록 호응을 더해가 매달 30∼40명씩 동참자가 생겼다.

3년 남짓 지난 현재 회원은 8백58명. 전 직원이 3천7백20명이니까 4명에 한 명꼴이다. 이사 등 경영진부터 사원까지 회원들 직급도 다양하다. 회원들은 매달 월급에서 1천원씩이 공제된다. 그동안 회원들이 매달 모아 병원에 보낸 돈은 3천2백여만원. 지금까지 1백7명이 광명을 되찾았다.

개안수술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실로암 안과병원도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에 호응, 1인당 50만원 가량인 수술비를 실비인 30만원으로 깍아주고 있다.

그러나 수술을 받은 시각장애인들은 누구의 도움으로 이런 수술을 받았는지 전혀 모른다. 이 모임 회원들이 ‘익명의 지원”을 원하고 있기 때문.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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