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２００２학년 대입］성적보다 특기－활동－품성따라 선발

《19일 확정 발표된 2002학년도 새 대학입시제도는 무시험전형제의 도입에 따라 성적이나 시험점수 이외의 요소가 전형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9월 발표된 시안과 비교할 때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역별 성적 등급이 9개로 확정된 것과 수시모집의 실효성을 위해 정시모집 이전에 두 차례 등록기간을 둔 것이 달라진 점이다. 고교간 학력차를 인정하는 고교등급제 실시가 불가(不可)하다는 것을 명문화한 것과 컴퓨터교과의 입시 반영을 위한 정보소양인증제에 민간기관이 부여하는 자격증까지 포함시킨 것도 다른 점이다.》

▼학교생활기록부〓고교 3년간의 지(교과성적 등) 덕(품성 봉사 협동 등) 체(체력 등) 활동이 종합적으로 기록된다. 교과성적은 수 우 미 양 가 형식의 절대평가와 과목별 석차(상대평가방식)로 모두 표기된다. 대학은 대학의 특성이나 모집단위의 성격과 관련된 과목의 성적만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교과성적 이외의 특기나 각종 활동 및 기록도 종합적으로 전형에 반영된다.

▼수능시험〓현재의 3개 영역이 언어 수리 사회탐구 과학탐구 외국어 등 5개 영역으로 세분되고 사고력을 요하는 주관식 출제가 확대된다. 총점은 따로 표시하지 않고 영역별로 성적(절대점수)과 등급(상대점수)이 함께 표시된다. 등급은 1등급부터 9등급까지 9개 등급으로 나눠진다. 대학은 모집단위에 따라 영역별 성적이나 등급을 전형에 활용할 수 있는 데 지원자격으로만 사용하거나 종합성적 산출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합격 여부의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낮아진다.

▼교과 이외 주요자료〓교내 학생활동이나 특별활동 사회활동 동아리활동의 기록과 취업경력 경시대회수상경력 효행수상경력 특수기능보유 자격증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추천서 수학계획서 자기소개서 학교특성 에세이 등이 활용될 수도 있다. 자료의 성격에 따라 점수화나 등급화가 가능해 전형에 반영되거나 합격 불합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

▼면접〓무시험전형에 따라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성 가치관 사고력 지도력 잠재력 정의감 협동심 기초소양 등을 비롯해 독서의 정도, 의사표현 능력 등이 심층적으로 평가돼 전형에 반영된다. 대학별로 면접성적과 합격 후 대학활동과의 연관관계에 따라 활용정도가 결정된다.

▼특별전형〓선발비율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가능하면 비율을 높게 하고 종류를 다양화하도록 권장한다. 특기나 수상(受賞)실적, 실업계 고교 출신이나 산업체 근무 경력을 전형에 반영하는 것과 특수교육대상자 농어촌출신자 장애인 취업자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보상적인 성격의 특별전형이 모두 채택된다.

▼대학 독자적 선발〓대학별로 나름의 기준을 정해 선발하거나 전형에 특혜를 주는 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된다. 성적을 위주로 특정 교과의 우수 학생을 뽑는 방법도 있고 교과성적 이외의 요소들을 위주로 선발할 수도 있다. 추천제도 이에 속하는 것으로 학교장 이외의 담임 교과교사 종교지도자 교육감 자치단체 산업체 추천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정시모집〓현재의 4개 군이 3개 군으로 축소된다. 지금처럼 같은 군내의 복수지원은 허용되지 않지만 군이 다르면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복수합격에 따른 미등록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도하는 ‘정시모집공동관리제’가 도입된다. 이 경우 지원은 여러 대학에 할 수 있어도 합격은 한 대학에만 가능하다.

▼수시모집〓폐지되는 특차모집을 사실상 흡수하고 조기모집 예약입학 추가모집 등을 모두 통합해 연중 실시된다. 그러나 고교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3학년 1학기 때의 조기선발은 모집정원의 10% 이내로 제한된다. 수시모집 합격자는 정시모집 응시가 금지된다. 이를 위해 정시모집 전 3학년 1학기말과 2학기말에 각각 등록기간을 둔다. 중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교등급제〓학력차를 인정하는 고교등급제는 금지된다. 다만 고교가 입시교육에 치중하는지 전인교육을 하고 있는지를 참고하는 등 고교의 특성과 교육과정, 교육활동 등을 고려해 내부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대학 자율에 맡겨진다.

▼기타〓새 입시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대학의 전형방법에 대한 사후 평가가 이뤄져 행정 재정 지원이나 제재에 활용된다. 본고사가 금지되는 것은 물론 모든 전형자료를 점수화해 석차화하는 방법도 억제된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