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 9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에 비해 대체로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점수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입시기관들은 4개 영역에 걸쳐 전반적으로 평이한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전체적으로 수능성적 평균이 상 하위권은 10∼15점, 중위권은 15∼20점 이상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시험에는 지원자 88만5천3백20명 중 85만4천1백71명이 응시, 3.5%의 결시율을 기록했다.
▼입시기관 분석〓수리탐구Ⅰ은 세 문제를 빼고는 기본개념만 알면 풀 수 있거나 다단계 풀이문항이 거의 없어 만점이 다수 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수리탐구Ⅱ는 수리탐구Ⅰ만큼은 쉽지 않았으나 지난해보다 다소 쉬웠고 단원간 통합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입시전문가들은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쉬웠지만 절대수준으로 보면 정상적인 출제』라며 『수험생들이 점수가 조금 올랐다고 자만, 상향지원할 가능성이 있지만 상대적인 점수분포는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과 학과 선택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평가실장은 『상위권의 경우 점수차가 작기 때문에 3백점 이상 수험생은 학생부와 논술, 면접이 당락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위권의 분포가 두꺼워져 서울 및 수도권대학의 입시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교사들이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험생 반응〓수험생들은 대체로 평이하고 쉬웠다는 반응을 보여 고교교육 정상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동고 3학년 김형태(金亨泰·18)군은 『언어영역의 경우 고문이나 시의 지문들은 교과서 참고서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모의고사 때보다 훨씬 쉬웠다』고 말했다.
덕성여고 3학년 박정은(朴正恩·18)양은 『교과서 예제와 비슷한 문제들이 많고 대체로 쉬워 수리탐구Ⅰ의 경우 모의고사에서 80점 만점에 50점 정도 받았으나 이번에는 10점 이상 올라갈 것 같다』며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상위권 수험생은 문제가 너무 쉬워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색 출제〓언어영역 듣기평가에 이강백의 희곡 「파수꾼」을 듣고 답하는 문제가 나왔고 신석정의 시 「아직은 촛불을…」과 윤동주의 「별헤는 밤…」을 비교해 묻는 문제도 있었다.
수리탐구Ⅱ에서는 엘니뇨 적조현상과 쓰레기소각장 등 시사문제, 여객기 추락현장에서 생존자를 구한 행위가 어떤 철학사상과 일치하느냐를 묻기도 했다.
또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주장하는 대통령후보에 대해 국민선호도 조사방법을 묻는 문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