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대표위원의 큰아들 정연(正淵·34)씨가 대외경제연구원 연구위원직을 사직한 뒤 15일부터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나환자촌에서 장기 봉사활동에 들어갔다. 정연씨는 소록도에서 △환자들의 간호 및 목욕 △나환자촌 행정지원 △환자대상 강습 등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대표측은 『사회봉사를 할 경우 정말로 병역면제에 흑막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산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이대표에 대한 지지율 하락이 장기화되자 당사자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회봉사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대표측은 정연씨를 해외봉사요원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해외도피」라는 의혹을 살 가능성 때문에 백지화했다. 국내 지역 가운데는 음성 꽃동네가 유력시됐으나 언론의 접근이 어려운 소록도로 최종 낙착됐다. 정연씨는 이달초 가족회의에서 『기왕에 봉사를 하려면 고생스러운 데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 그는 지난달초 이대표 측근들 사이에서 사회봉사 방안이 대두되자 『적법한 병역면제인데 마치 죄인처럼 비치는 것은 싫다』고 한때 반발했으나 고심 끝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씨의 사회봉사 기간은 군복무에 상응하는 2년 전후가 될 것이나 이대표의 당락여부에 따라 유동적이지 않겠느냐』는 게 한 측근의 얘기. 지난해 결혼한 정연씨는 이번 사회봉사활동으로 서울에 있는 부인과 떨어져 지내게 된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