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업장 올 임단협,7월 본격화

  • 입력 1997년 6월 30일 20시 17분


대형 사업장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7월들어 본격화돼 장마속의 「뜨거운 여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강성투쟁을 선도해온 만도기계 노조(조합원 4천8백명)가 대형사업장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데 이어 다른 민주노총 산하 주요 노조들도 이달초에 쟁의찬반투표를 집중키로 했다. 올해 임 단협의 특징은 우선 5, 6월에 절정에 달했던 예년과 달리 연초의 총파업,경제난 등으로 인해 한달가량 지체된 점. 「춘투(春鬪)」가 아닌 「하투(夏鬪)」가 된 셈이다. 현재 전국의 1백인이상 사업장 5천7백여곳 가운데 임 단협을 타결한 곳은 40%. 예년 평균 56%에 비해 훨씬 낮다. 특히 중소업체에선 동일업종 노조간, 사용자간에 눈치 보기가 극심하다. 임금 근로시간 해고자복직 등 전통적인 쟁점외에도 고용안정 보장, 노조전임자축소, 변형근로제 도입 문제 등을 놓고 노사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노동법 개정으로 부분 허용된 제삼자개입이 활발한 것도 특징. 정부와 사용자측은 노조측에 대해 지원신청을 낸 사람이 25만명에 이르는 점을 들어 『노동계가 제삼자개입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 신청자중 대부분은 만약의 경우 지지집회 등에 참가할 자격을 갖기 위해 예비로 신청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사협상이 다수의 제삼자에 의해 방해받는 등의 부작용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경제난의 여파로 임금동결 업체가 지난해 2백79곳에서 올해는 4백48곳으로, 임금협상을 사용자측에 위임한 노조도 지난해 35곳에서 1백86곳으로 늘어났다. 평균 임금인상률도 지난해(7.2%)의 절반수준인 3.9%로 낮아졌다. 특히 해마다 분규로 심한 몸살을 앓았던 에이피(전북 익산 소재 자동차부품업체) 쌍용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이 올해엔 무난히 임 단협을 넘겼다. 그러나 「메인게임」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산하 9백22개 노조 중 14%만이 임 단협을 타결한 가운데 서울지하철이 쟁의발생신고를 결의했고 울산의 현대계열사 노사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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