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石(이석·23)씨 상해치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9일 한총련 조국통일위원장 李准求(이준구·26·건국대 총학생회장)씨와 서총련 투쟁국장 주길남씨(가명)가 이씨의 감금폭행을 직접 지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을 포함한 한총련 핵심간부들이 대책회의를 갖고 사건을 축소 은폐토록 지시했으며 대책회의 직전 이 사건 직접관련자 4명(이중 3명은 구속)은 별도의 회의를 갖고 경찰에서 진술할 내용에 대해 논의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조국통일위원장 이씨는 지난 4일 오전 이석씨가 숨진 사실을 확인한 뒤 이날 정오경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오전 11시부터 1시간여동안 한양대 5층 애국한양문학예술연합 사무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이 회의에는 이씨 외에 △정책위원 푸우(가명)와 안승욱(가명·충청총련 소속)△「순이」라는 가명을 쓰는 여자 조직위원과 △吉素延(길소연·24·여·구속)씨를 포함한 구속자 3명 등 모두 6명이 참석했다.
이씨는 대책회의에서 『이석씨의 감금폭행에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한 길씨 李鎬駿(이호준·21·구속)씨 등 3명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중간에 가담한 사람은 보호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 회의를 주재한 이씨와 정책위원 조직위원 등을 검거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길씨 등 구속된 3명으로부터 『조직체계상 대책회의 내용이 사건현장 옆방에 있던 투쟁국장 김준배씨(27·광주대3년 중퇴)와 한총련 의장 姜渭遠(강위원·24)씨에게 보고된 것으로 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철용·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