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2차공판]황병태의원 『부패관행 젖어 청탁 수용』

입력 1997-03-31 12:06수정 2009-09-2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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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특혜대출 비리사건으로 구속된 黃秉泰(황병태)의원이 31일 이 사건 2차 공판에서 『현 정치인들은 갖은 청탁이나 부탁을 조심성없이 무조건 수용해주는 잘못된 풍토에 젖어 있다』며 정치권의 부패불감증을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黃의원은 이날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鄭泰守(정태수)한보 총회장으로부터 대출청탁을 받았을 때 본인이 사안의 앞뒤를 가리지 않고 선뜻 응한 것도 정치권의 만성적인 부패관행에 자신도 모르게 젖어버린 결과』라고 말했다. 黃의원은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된 뒤 아는 사람의 부탁이나 청탁에 대해 「그다지 무리가 따르지 않는한」 가능한 범위내에서 수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막연히 생각했으나 이것이 곧 부패의 근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스스로 비판했다. 특히 변호인의 반대 신문 말미에 소감을 묻는 신문에 黃의원은 『鄭씨의 부탁으로 고향 후배인 金時衡 산은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 관계를 문의할때는 잘 몰랐으나 나중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공인인 본인의 신분을 고려치 않은 경솔한 행위였음을 깨닫게 됐다』며 깊이 후회하는 표정이었다. 黃의원은 당시 경북 예천 출신으로 고향후배인 金총재에게 대출건을 언급하는게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鄭씨의 부탁이 있었고 어떤 명목이든 2억원을 받은 입장에선 전화통화 자체도 분명히 「범죄행위」라고 스스로 규정했다. 黃의원은 올해 3월 개학한 예천전문대 후원기금을 모아 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기대 때문에 심적으로 매우 부담을 안고 있던 상황이어서 鄭씨의 돈을 거절치 못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黃의원은 『본인으로 인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욱 가중된 것 같아 국민들에 머리 숙여 사죄한다』는 말로 소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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