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 피격 수사]지문감식 성과없어『속앓이』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2분


[이병기 기자] 이한영씨 피격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이씨피격 현장의 엘리베이터와 범인이 이씨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심부름센터에 수수료를 송금한 은행입금전표에서 각각 채취한 용의자의 지문이 사건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전체 성인남녀의 지문을 경찰이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범인이 내국인일 경우 지문조회로 범인을 밝혀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경찰의 이번 지문감식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찰은 경찰청 감식과 창설이래 최대의 인력인 4백여명을 투입, 현재 지문확인작업을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감식팀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는 지문은 2개. 문제는 경찰이 채취한 용의자의 지문 2개가 어느 손가락의 지문인지를 식별할 수 없는 「부분지문」이라는데 있다. 어느 손가락 지문인지를 알 수만 있다면 컴퓨터가 분석해야 하는 샘플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그만큼 분석시간을 줄이고 지문분석의 신빙성도 높일 수 있다. 발견된 지문 2개가 모두 문형도 판별하기 힘들 정도로 희미한 것도 지문감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문은 「와상형」 「제상형」 「궁상형」 등 10가지 문형으로 나뉘고 자동지문판독기(AFIS)에는 이 분류에 따라 입력 돼 있다. 따라서 지문문형만 판별이 돼도 용의자 찾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그러나 이번 이씨피격사건과 관련된 용의자의 지문은 어느 손가락의 지문인지, 또 어떤 문형인지 판별할 수 없어 약 1천만명이나 되는 한국의 성인남자 모두를 대상으로 지문확인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감식팀은 현재 1단계로 9대의 자동지문판독기로 문제의 지문 2개와 전체 샘플을 대상으로 확인작업을 벌였으나 비슷한 지문이 나오지 않았다. 이는 △컴퓨터가 대조해야 할 자료가 너무 많아 비슷한 지문을 찾아내지 못했거나 △용의자의 지문이 컴퓨터에 입력되지 않은 35세이상 한국인의 지문이거나(현재 컴퓨터에는 17∼35세까지만 입력돼 있다) △외국인의 지문이라는 뜻. 경찰은 이에 따라 수작업으로 문제의 지문 2개와 주민등록표상에 찍힌 36세이상 한국 남자의 지문을 일일이 대조하는 방대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연령 전과 지역 등 표본샘플을 임의적으로 줄여 컴퓨터로 분석을 다시 하고 있다. 표본샘플이 적을 경우 컴퓨터에러가 나올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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