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속 작가의 모델인 오스트리아 소설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회상록 ‘어제의 세계’에서 19세기 말 빈 사람들이 숭모했던 음악사 속 ‘빈의 일곱 별’을 회상합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또 한 사람은 누구…
어젯밤 좋은 꿈 꾸셨습니까? 오늘(24일)은 유럽에서 성경의 세례 요한을 기념하는 ‘성 요한의 날’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이날 하루 전 밤(23일·성 요한 이브)부터 온갖 기이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하죠. 이날을 소재로 한 음악 작품도 몇 곡 꼽아볼 수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극음…
기술문명이 발전한 현대사회에서는 과거보다 다양하고 깊은 마니아 활동이 가능합니다. 직업보다 취미에 열정을 쏟는 사람도 많죠. 마니아건, 일본어로 ‘오타쿠’라고 부르건, 관련 정보를 쉽고 깊게 얻을 수 있는 오늘날이기에 더욱 빠져들기 쉬운 것 같습니다. 대작곡가 중에서도 취미광의 선…
음악의 특징 중에는 당연한 듯하지만 살펴보면 신비로운 속성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옥타브 차이’의 속성입니다. 화음을 따질 때, 옥타브만 다른 두 소리는 ‘같은’ 음으로 간주됩니다. 예를 들어 도-미-솔 순으로 쌓인 화음의 아래 도를 한 옥타브 올려 미-솔-도로 쳐도 같은 화음…
오스트리아 빈 근교의 쇤브룬 궁전에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여러 황제가 이곳에서 여름을 지냈지만 그중에서도 16명의 자녀를 낳고 제국을 통치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죠. 이곳에서 저는 엉뚱하게도 옆 나라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를 떠올렸습니…
오스트리아 수도이자 ‘세계 음악의 수도’로 불리는 빈에 왔습니다. 18세기 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라는 ‘빈 고전파 세 거장’을 품었던 멋진 도시죠. 그런데 세 사람이 서로 각별히 친했던 건 아닙니다. 모여서 ‘고전파 선언’ 같은 걸 했던 것도 아닙니다. 당시 빈에는 이들 …
왕의 손자인 골로는 숲에 사냥을 나갔다가 아름다운 소녀 멜리장드가 울고 있는 것을 봅니다. 골로는 멜리장드를 데려와 신부로 삼지만 멜리장드는 골로의 동생 펠레아스와 사랑에 빠집니다. 펠레아스가 떠나기로 한 밤, 둘은 서로 껴안고 있다가 골로에게 발각됩니다. 펠레아스는 골로의 칼에 죽고…
먼 옛날 뻐꾸기와 나이팅게일이 내기를 했습니다. 더 예쁘게 노래하는 쪽이 이기는 걸로요. 누가 심판을 맡을까요? 뻐꾸기는 당나귀에게 선택을 맡기자고 했고 나이팅게일도 동의했습니다. 이유는… 당나귀는 귀가 크니까 소리를 잘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나요. 둘의 노래를 들은 당나귀는 말했…
카를로 브로스키(사진)는 18세기의 전설적인 가수였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다 스페인 왕실의 초청을 받고 건너간 그를 전 유럽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높은 평판은 단지 ‘노래를 잘한다’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여러 기록을 보면 그는 계약을 성실하게 지켰고 최선을 다해 공연에 …
“그대 아름다움을 사랑한다면,/오 나를 사랑하지 말아요!/태양을 사랑하셔요,/금빛 머리칼을 갖고 있으니까요!(…)” 19세기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뤼케르트의 시 ‘그대 아름다움을 사랑한다면’입니다. 프랑스 소프라노 나탈리 드세이가 오늘(2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부를 노래 중 한…
“놀랍도록 아름다운 5월, 모든 꽃들이 피어날 때, 나의 마음에도 사랑이 돋아났노라….” 하이네(사진)의 시에 곡을 붙인 슈만의 가곡집 ‘시인의 사랑’ 첫 곡입니다. 시인이 사랑에 빠졌다가 실망을 겪고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을 특별한 줄거리 없이 그려내고 있습니다. 낭만적이죠. 그렇습…
김연아가 현역 마지막 무대인 5월 4∼6일 서울 올림픽공원 특설링크 갈라쇼에서 사용할 음악을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 ‘잠들지 말라’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김연아 자신이 항상 연기하고 싶었던 음악이라고 소속사는 설명했습니다. ‘투란도트’의 남자 주인공 칼라프 왕자가 부르는 …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벗들과 수다를 떨던 중 “훌륭한 음악작품을 들을 때면 옛 작곡가에게 e메일을 보내 어떻게 쓴 건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주소로 보내게?”라는 질문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몇 분의 가상 주소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주소가 아니니 메일은 …
음악사를 살펴보면 유독 이름이 나란히 거론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드뷔시와 라벨, 쇼스타코비치와 프로코피예프, 도니체티와 벨리니가 그런 예죠.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서 함께 활동했고, 공통된 개성이랄까 특징도 있습니다. 음악사에서의 비중도 한쪽이 크게 기울어짐 없이 비슷합니다. 개인적…
1월 23일,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회를 보러 갔습니다. 협연자는 이 악단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였죠. 코른골트의 협주곡을 화려하게 연주한 뒤 그는 청중의 환호에 앙코르로 화답했습니다. 두 번째 앙코르곡에서 익숙한 선율이 귀를 붙잡았습니다. 도-시-도-라-시-솔-라. 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