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제2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 장제원 “제2 유승민 되지말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5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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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장제원 의원. 뉴스1·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장제원 의원. 뉴스1·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제2의 진박(진짜 친박근혜)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저는 ‘제2의 진박감별사’가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랍니다.”(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촉발된 나 전 의원과 친윤(친윤석열) 진영 간의 충돌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도 되지 않아 ‘이준석 내홍’을 겪은 여당이 새해 벽두부터 또 다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 尹 아닌 ‘윤핵관’ 연일 겨냥하는 羅

당권 도전 여부를 고심 중인 나 전 의원은 주말 동안 친윤 핵심인 장 의원과 페이스북을 통한 난타전을 벌였다. 14일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며 “얄팍한 지지율과 일자리가 필요한 정치 낭인들에 둘러싸여 헛발질을 거듭하고 있는 나 전 의원이 느닷없이 민주 투사로 둔갑해 벌일 눈물의 출마선언을 기대해 본다”고 썼다.

이에 나 전 의원은 15일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다.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적어도 그렇게 가볍고 얄팍한 수준이 아니다”고 응수했다. 또 ‘제2의 진박감별사’를 언급하며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했다. 진박, 친박 갈등으로 인한 2016년 총선 패배를 언급한 것.

그러자 장 의원은 또 글을 올려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며 유승민 전 의원을 언급했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감행할 경우 유 전 의원처럼 반윤(반윤석열)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경고다. 한 친윤 의원도 통화에서 “‘나경원의 정치’는 이제 끝났다”며 “갈수록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면서 친윤 진영을 향한 날선 공세에만 집중하고 있다. 다른 당권 주자들도 비슷한 태도다. 윤상현 의원은 최근 김기현 의원과 장 의원 간 연대를 두고 “윤심(尹心) 연대가 아닌 장심(張心) 연대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여권 인사는 “당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집권 2년차를 맞은 윤 대통령과 함께 한다는 점을 강하게 호소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당원들 사이에서도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 대한 반감이 있어 당권 주자들이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분리해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 여론조사 두고도 당권 주자들 신경전

여기에 당권 주자들 간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당권 주자들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해당 조사에서는 김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차기 당 대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나 전 의원 측은 “조사 의뢰 언론사가 선거기획사 주소와 연락처가 동일하다”며 “‘여론 마사지’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디어트리뷴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이 매체와 한 선거기획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건물 중 한 곳을 나란히 주소로 쓰고 있다. 안철수 의원도 “해당 여론조사의 문제점은 나 전 의원 측에서 이미 밝혔다”라며 “1%에서 3% 정도 응답률 나오는 조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이 조사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는 “당직자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경선은 선거 여론조사로 보지 않으므로 사전 신고 및 (여심위) 홈페이지 등록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김 의원은 “당심과 민심이 잘 반영돼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라고 했다. 그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막걸리 회동을 갖고 외연 확장에 나섰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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