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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감사원, 文에 서해피살 서면조사 통보…文측 “수령거부” 반발

입력 2022-10-02 20:45업데이트 2022-10-0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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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2022.4.29 청와대 제공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서면 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즉각 질문지 수령을 거부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출범 5개월여 만에 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 대상에 올리면서 여야의 대치는 극한까지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 측에 전화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서면 질의서를 수령할 방법을 물었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질문서를 수령하지 않겠다”고 했고, 감사원은 e메일로도 같은 내용을 물었지만 문 전 대통령 측은 역시 반송의 의미를 담아 답신했다.

감사원의 조사 시도에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퇴임한 대통령을 욕보이기 위해 감사원을 앞세운 정치보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감사원은 대통령실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헌법 기관”이라며 감사원의 독자적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4일부터 시작되는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문 전 대통령 조사 논란 등을 두고 여야는 격렬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3일 윤석열 정부의 정치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맞섰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서면서 전·현 정권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문 전 대통령 조사에 대해 “감사원으로부터 보고 받은 것이 없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조사를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여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與 “文도 조사 받을 게 있으면 받아야”

감사원은 7월부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 국방부, 해수부와 해경 등 9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왔다. 감사에 앞서 대통령실은 5월 정권 출범 직후부터 당시 공무원들의 진술과 군 당국의 특수정보(SI) 등 관련 자료들을 검토해왔다. 이를 토대로 6월 대통령실은 “(2020년) 당시엔 북한 눈치를 보다 보니 ‘월북이 맞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고, 감사원 감사로 이어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번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 통보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감사원이 대통령실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만큼 문 전 대통령 서면 조사에 대해 미리 보고 받은 내용이 없다는 것.

대통령실이 침묵하는 사이 집권 여당은 문 전 대통령 측 압박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2일 “(문재인 정부가) 월북으로 규정한 과정 등의 책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했다.

● 野 “국민이 진정 촛불 들길 원하느냐”

민주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시작한 검찰과 감사원을 앞세운 정치보복의 타깃이 문 전 대통령임이 명확해졌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윤석열 정권의 정치보복에 대해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며 “국민이 진정 촛불을 들길 원하는 것이냐”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장외 투쟁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일단 감사원의 조사에 응하지 않고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3일 감사원의 조사 통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 모임인 ‘초금회’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연다. ‘초금회’ 소속 의원은 “감사원이 퇴직 공무원인 문 대통령에 대해 감사할 권한이 있느냐”며 “명백한 정치공세에 문 대통령이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야권에서는 “대통령실이 이렇게 빨리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야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카드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처럼 문 전 대통령 조사를 두고 여야가 맞붙으면서 국정감사를 포함한 정기국회는 전·현 정권의 충돌이 곳곳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에도 ‘평화의댐’ 및 ‘율곡사업’과 관련해 당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 시도를 한 바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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