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제에 단호해진 靑…‘한·중·일 정상회의’ 사실상 무산

뉴스1 입력 2021-11-20 05:37수정 2021-11-20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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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2년 연속 무산될 전망이다. 일본이 의장국이었던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과 강제징용·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에 먹구름이 끼면서 이미 한 차례 정상회의가 무산된 바 있다.

외교 사정에 밝은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은 뉴스1에 올해 우리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 “이번 해에는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큰 기대를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청와대 전경. © 뉴스1
청와대는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한·중·일) 3국 의견을 모아 (회의 개최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한일관계와 무관하게 한·중·일 3국간 협력 관계를 중시하고 (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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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 측이 우리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문제 삼아 18일 예정됐던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양국 관계가 더욱 얼어붙었다.

3국 차관 모임 등을 위해 방미(訪美)했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17일(현지시간) 특파원들과 만나 “일본 측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의 전일(16일) 독도 방문 문제로 불참의사를 전해왔다”며 공동 회견 무산 배경을 설명했다.

김 청장은 지난 16일 현장 상황 점검과 경비대원 격려 차원에서 독도를 찾았다.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은 지난 2009년 강희락 전 경찰청장 이래 12년 만이었다.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 무산 소식이 알려진 후, 청와대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영토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일본을 직격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당일(18일) “만약 그런 이유로 (공동 기자회견에) 불참한 게 사실이라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날(19일) 박수현 국민소통수석도 YTN 라디오에서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그리고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라며 “일본의 부당한 주장에는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나라 고유 영토”라며 “경찰청장이 독도를 방문해 독도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20여 명의 경비대원들을 격려하고 이들의 활동을 점검한 것은 경찰청장으로서 임무수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우리 정부는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를 보냈지만, 일본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 회의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10.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중대한 흠결’이라고 지적했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정부 간 공식적 합의”임을 밝혔으나 일본 측은 ‘한일관계가 틀어진 것에는 한국에 책임이 있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했다.

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15일 첫 정상 통화에서 양국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과거사 문제를 두고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기시다 총리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일본 외무상으로서 합의를 이끌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 무산에 대해서는 19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의 관계 안정은 중요하지만 국제적인 조약이나 약속은 확실히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대응했다.

한일 정상은 이달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만남 여부가 주목됐지만, 결국 불발되면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수그러들었다.

최근 새 총리(기시다 총리)를 세운 일본 입장에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와 협상하기보다 다음 정부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국내 정치를 위해 한일 갈등 상황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한편 중일관계에서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지난 18일 전화통화에서 센카쿠 열도 문제 및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왕 부장은 당시 하야시 외무상에게 ‘미국 주도 신냉전에 동참하지 말라’는 취지로 경고했다고 알려졌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개최된 것이 마지막이다. 2012년에 일본이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한 것에 중국이 반발해 3년 넘게 열리지 못한 적이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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