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李-尹, 지는 사람은 감옥 가야할 참혹한 대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8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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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패한 홍준표 의원이 8일 “아무리 (윤석열 대선 후보가) 우리 후보가 됐지만 내가 마이크는 잡기가 어렵다. 비리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홍 의원이 당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불참 및 윤 후보 지원 유세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윤 후보의 대선 ‘원팀’ 구상에 빨간불이 켜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홍 의원을 선대위에 모시느냐 아니냐는 사실 큰 의미는 없다”며 의미를 축소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해단식을 갖고 그는 “2002년 대선에도 이회창 총재 두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문제가 불법은 아니지만 납득이 되지 않아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은 적이 없다”며 “이번 대선에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선거에 지면 정치 보복이라고 따질 것도 없이 감옥에 가야할 것”이라며 “26년간 정치를 해왔지만 이렇게 참혹한 대선이라는 게 참 유감스럽다. 검찰이 대선을 결정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후보와) 만난다고 해서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다”며 “날 만날 시간에 다른 사람을 열심히 만나라고 하라”고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홍 의원은 대선 경선에서 여론조사에서 앞서고도 책임당원 투표에서 크게 패한 것을 두고 “50만 당원은 민심에 비하면 10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며 “당심으로 대선을 치르려고 하면 이기기 어렵다”고 했다. 자신을 지지했던 2030세대의 탈당 현상에 대해서는 “아주 개성이 강한 집단”이라며 “청년들 몇 사람하고 사진 찍고 쇼한다고 (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의원은 이날 해단식을 마친 뒤 캠프 구성원들에게는 “(선대위에) 갈 사람들은 알아서 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홍 의원 캠프 해단식에는 2030 남성 중심의 지지자 수백명이 캠프 사무실로 몰려 “홍준표 대통령”을 연호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홍 의원은 “2030세대를 위한 청년의꿈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하루종일 거기서 놀겠다”고 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선대위에 홍 의원이 참여한다고 해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류하고 있는 2030이 갑자기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는다”며 “윤 후보가 본인의 변화를 통해 지지세를 서서히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홍 의원의 입장이 강경한 만큼 당분간은 직접적 구애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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