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5일 경기도지사직에서 사퇴하고 대선 가도에 들어서는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에 대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본선 경쟁력을 내세우겠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전날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난 이 후보는 이날 “(이 전 대표가) 원팀이 아니라 드림팀이 돼야 한다고 했다”며 거듭 원팀을 강조했다.
● 李 “부동산 정책 자신있어”
이 후보는 1213일째의 도지사 활동을 마치면서 스스로 강점으로 공약이행률을 꼽았다. 그는 “지난 6월 기준 경기도 공약이행률 98%를 달성했다”며 “경기도의 정책은 대한민국의 표준이 됐다”고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부동산 정책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은 현 정부도 이미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도적으로 얼마든지 100% 개발이익 환수가 가능하게 만들면 불로소득으로 상실감이나 소외감을 느끼는 걸 시정할 수 있다”고 했다.
● 본선서도 ‘이심송심’ 계속될까
이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공식 행보를 시작하면서 송영길 대표 등 당 지도부와의 호흡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이심송심’(이재명과 송영길이 통한다)이 본선까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는지가 승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송 대표께 선대위 구성과 선거 운동과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맡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철저하게 당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이 후보와 송 대표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2017년 대선에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추미애 대표가 선대위 인선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이해찬 당시 대표가 문재인 후보에게 전권을 주도록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주도한 다음 한 발 물러섰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서도 송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이 후보와 만나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과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해 아직 남은 앙금을 내비쳤다. 여권 관계자는 “이미 쌓인 감정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긴 어렵겠지만 송 대표가 이 전 대표 측 및 지지층을 어떻게 포용할 지가 결국 관건”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선대위에서 상임고문을 맡기로 한 가운데 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들이 선대위에 어느 정도 참여할 지도 관심이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임 선대위원장 위에 상임고문”이라며 “총리까지 하셨으니 이 후보를 더 예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보 비서실장이나 선대위 총괄본부장 등 주요 인선에 이 전 대표 측 인사가 거론되는 가운데 주로 재선의원들이 맡는 본부장급에도 이 전 대표 캠프 출신이 대거 포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