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폰도 모르는 MZ세대들에게 조직동원 ‘세 과시’ 전략 통하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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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주자 새 선거전략 고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주요 당직자 인선 논의를 하기 전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 원내대변인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 원내대변인, 추 수석부대표, 김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와 주요 당직자 인선 논의를 하기 전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 원내대변인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 원내대변인, 추 수석부대표, 김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폴더폰’도 써본 적 없다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들에게 조직 선거로 맞선다고 하면 그게 되겠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불러일으킨 바람에 여야 대선 주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정치 문법과 전략에서 완전히 벗어난 이 대표의 도전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그렇다면 차기 대선 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된 것.

여권 관계자는 13일 “지금 20대들은 첫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하는데, 이들에게 국회의원과 시·도의원을 대대적으로 불러 모은다고 과연 어필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지금까지 정당의 전당대회나 대선 후보는 ‘세 과시’ 경쟁의 무대였다. 현역 의원들을 결집시키고, 이들이 각 지역의 조직을 동원해 표심을 형성하는 흐름이었던 것.

그러나 이 대표는 이런 공식을 무참히 깨버렸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직 선거가 통하지 않는다는 조짐은 4·7 재·보궐선거에서부터 감지됐지만, 이번 이 대표의 당선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이 대표의 선거 방식을 보면서 ‘저게 될까’ 싶었는데 결국 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당장 각 주자 진영은 이 대표의 적극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SNS로 공격과 방어를 절묘하게 해 나간 것처럼, SNS를 단순한 홍보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라 2030세대를 비롯한 유권자들의 의견 수렴 창구로 써야 한다는 움직임이다. 다만 한 여당 의원은 “이 대표는 본인이 SNS를 활용할 줄 알지만 현재 대선 주자들 중에서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이 대표의 SNS 정치를 어설프게 따라 하면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했다.

캠프 사무실, 홍보 문자메시지 발송, 차량을 동원하지 않은 이 대표의 ‘3무(無)’ 선거운동의 여파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대선 주자 중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국회 앞에 대규모 사무실을 얻는 ‘중앙집권형’ 선거 캠프가 아닌 각 지역의 지지 조직을 활용해 유권자들과 접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권 대선 주자 중 일부가 틀에 박힌 대선 출정식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야가 총력전을 벌이는 대선은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세대별 인구 분포를 봐서 MZ세대는 전체의 30%가 되지 않는다”며 “40대 이상 유권자수가 여전히 많은 만큼 이들을 무작정 도외시하는 전략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폴더폰#mz세대#대선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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