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논란으로 번진 국민의힘 당 대표 ‘신구’ 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6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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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계파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먼저 나경원 전 의원이 26일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특정 후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전 전 의원과 가까운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이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외부 인사 영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4선 의원 출신의 나 전 의원은 당 대표의 공정성도 거론됐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차기 당 대표는 어느 때보다 중립성‧공정성이 요구된다”며 “특정 계파에 속해 있거나,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대선 주자에게 신뢰를 주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 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 뉴스1

그러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곧바로 반격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도 나경원 후보의 말씀에 공감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구 친박계의 전폭지원을 받고 있는 나경원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오히려 ‘계파 없는 정치를 했다’는 나 전 의원 등이 계파주의에 몰두하면서 척결해야 할 구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초선의 김웅 의원도 받아쳤다. 김 의원은 이날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서 용광로 정치가 가능하겠느냐”며 “계파 정치 주장은 이제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과 같다. 두려움이 만든 허상”이라고 밝혔다.

앞서 나 전 의원은 “모든 후보를 용광로에 넣어 단일화를 이뤄야 최적의 후보를 선출할 수 있고, 이것이 당 대표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중진 그룹과 신진 세력 간 신구(新舊) 대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계파 논란이 불거지면서 표심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이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이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5선의 주호영 의원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정권교체를 논해야 할 때 세대교체를 논하고 있다. 이것 저것 실험하다 대선 승리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는 없다”며 “당 밖으로는 범야권의 모든 대선 주자들을 한데 모을 통합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주 의원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에서 “이준석 후보가 일반 여론조사에서 높이 나오는 것은 변화에 대한 욕구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본다”면서도 “당 대표는 야권통합과 인재영입, 당내 갈등 조정 등을 다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는 다음달 11일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 7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26일부터 이틀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1차 관문인 예비경선도 진행한다. 예비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50%로 진행되며, 후보는 8명에서 5명으로 압축될 예정이다.

권은희 “이준석,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차”
이런 가운데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됐을 경우 야권통합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최고위원이) 외관은 청년이지만 지난 야권 단일화 선거과정을 통해 ‘야당에는 오로지 돈과 조직이 있는 국민의힘만 존재할 뿐이다’라는 기득권 정신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러한 기득권 정신으로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길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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