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이준석-김웅 돌풍에…중진들 “劉, 대선후보 노리나” 견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민의힘 당권 경쟁, 계파 논쟁
나경원 “윤석열 등 영입 문 넓혀야”
이준석-김웅 “억지 영입땐 내홍”

대구 찾아 청년들과 셀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4일 대구 북구 경북대 앞에서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대구 찾아 청년들과 셀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4일 대구 북구 경북대 앞에서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에서 ‘0선 중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각종 여론조사 1위에 오르며 이목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진그룹의 외부 대선후보(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영입론과 당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계 후보들의 자강론이 정면충돌하면서 새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 이준석 돌풍에 ‘유승민 당권 장악설’ 제기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22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대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30.1%로 나경원 전 의원(17.4%)을 12.7%포인트 차로 앞섰다. 뒤를 이어 주호영 의원 9.3%, 김웅 의원 5.0%, 김은혜 의원 4.9%, 홍문표 의원 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 안팎에선 “튀는 발언을 하는 이 전 최고위원의 순간 인지도가 높아진 일시적 효과” “친여 성향 응답자의 역선택”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지지층 체질이 바뀐 결과”라는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유 전 의원, 이 전 최고위원과 함께 바른정당 탈당파였던 인사들은 신예들의 돌풍에 힘을 실었다. “0선과 초선들의 발랄한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밝은 미래를 봤다”(오세훈 서울시장), “젊은 후보들의 돌풍은 당의 변화를 상징한다”(원희룡 제주도지사),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민심이 국민의힘에 어떤 길을 제시하고 있는지는 명확해졌다”(하태경 의원) 등 사실상의 지지 선언이 이어진 것.

유승민계인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의 선전에 다른 경쟁 후보 캠프에선 “유 전 의원이 이준석 김웅을 통해 당권을 장악한 뒤 당 대선후보로 직행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나 전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계파들이 당을 점령하고 있으면 (윤 전 총장 등 외부 후보들이) 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외부 후보들이) 들어오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되 반대로 그분들을 위해서 따로 일정을 잡거나 룰을 만드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김 의원도 “억지로 이들을 영입했다가는 당에 내홍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 화물트럭·전기차·카니발 설전
달아오른 ‘신진 대 중진’의 대결 구도 속에 때아닌 차종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번 당 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한다”며 영입론을 강조했다. 주 의원도 “모든 인재들을 KTX에 태워 빠르게 정권 교체의 길로 달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내가 올 초에 주문 넣은 차는 전기차”라며 “깨끗하고 권력(전기)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맞받았고, 김은혜 의원도 “나는 대선 축제를 벌일 카니발을 탄다. 노후 경유차엔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말했다.

유성열 ryu@donga.com·강경석 기자
#유승민계#이준석#김웅#국민의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