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여진 이틀째 ‘공방’…與 “권력형비리 증발” 野 “다수결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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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11일 1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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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1/뉴스1 © News1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1/뉴스1 © News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 뒤 여야는 11일 공수처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면서 강경대치 하고 있다.

여당이 공수처의 출범에 개혁의 의미를 부여하며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야당은 물리적으로 여당의 폭주를 막을 방법이 없어 여론전에 호소하고 있다.

원내에서는 필리버스터에 초선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등 입법독주를 부각하는데 주력하고 향후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당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각오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공수처를 빨리 출범 시켜 고위공직사회를 맑고 책임 있게 만들겠다”며 “이제 우리는 개혁의 입법화와 제도화를 넘어 공고화와 내면화로 직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참패한 야당이 극우단체와 짝지어 대통령 퇴진을 운운하는 것은 헌정질서 파괴행위이며 민심을 거스르는 총선 불복행위”라며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 힘을 보태기는거녕 무차별적 정치공세로 대통령을 흔드는 것은 나라를 혼돈으로 몰아가는 무책임한 분열 선동정치”라고 야당의 행태에 격분했다.

다른 최고위원들은 공수처 출범으로 권력형 비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제 대한민국 국민은 권력형 비리를 정부마다 걱정해야 되는 시대를 뒤로하고 권력형 비리가 없는 깨끗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지만 공수처는 대한민국 고위공직자와 국민 간의 불신의 벽을 깨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검찰이 검사를 수사하는 것이 얼마나 불공정하고 허망한지 생생하게 보여준다”며 “공수처가 진작 출범했다면 이런 희비극은 없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여당 단독으로 처리된 점과 결국 문재인 정권의 ‘호위무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정진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작년 이맘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 처리하면서 이 공수처법안을 성안한 사람들이 민주당”이라며 “국민의힘은 일자 일획도 가담한 적이 없는데 단 한 차례 시행도 안 하고 마음대로 안 된다고 법을 바꿔버리려고 하니 다수결 독재밖에 안 된다”고 일갈했다.

지난 9일 공수처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필리버스터에 나선 판사 출신 김기현 의원은 “공수처가 출범하면 문재인에 의한, 문재인을 위한 비리 은폐처가 될 수밖에 없다”며 “문 정권의 막장극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가 공수처법의 위헌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허청회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의 형사사법체계를 바꾸는 공수처가 위헌 여부도 정리되지 않은 채 운영되는 것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원리에도 맞지 않다”며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도 공수처법에 영향을 받는 만큼 결정을 더 늦추지 말고 신속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날로 이틀째 진행 중인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서 여야 의원들은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네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 개혁 문제와 관련, 법조 기자단을 해체하는 것이 검찰 개혁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조 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다”며 “기자단이 자기들끼리 멤버십을 구성해, 투표해서 들어오고 말고를 기자단이 정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법조기자는 카르텔을 형성해서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데 그런 게 세상에 어디있는가”라며 “진보매체부터 법조 기자단을 철수시켜야 한다. 그것이 검찰개혁에 함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섯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에서 공수처법을 하는 것을 보고 전략적으로 매우 뛰어난 정당이라고 평가하겠지만 어떤 인터넷 사이트를 보니까 게임 핵(게임 내 해킹프로그램)을 쓰는 정당이라고 한다. 그 말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여러분이 손대는 형사사법제도는 인류가 가진 가장 소중한 유산 하나를 더립히는 것이다. 2000년에 걸쳐 인류가 피 흘려 희생한 자료인데, 그 빅데이터를 한순간에 과거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이날 종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당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오늘 국정원법에 대한 무제한토론은 종결되지 않고 계속되며 본회의는 예정돼 있지 않다”고 알렸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무제한토론과 관련해 충분한 의사표시를 보장해 달라는 국민의힘, 정의당 등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필리버스터는 야당의 토론 신청이 많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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