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빵’ 발언에…“빵투아네트 같은” “헨젤과 그레텔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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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1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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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투아네트’, ‘제빵왕 김현미’ ‘슬기로운 감빵생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한 것을 두고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치솟는 집값, 전세대란으로 부동산 칼바람 앞에 선 서민들의 고통을 전혀 모른다는 비판이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파트 매물이 부족해 전세 문제가 발생했는데 전세 대책은 1~2인 가구 중심’이라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답했다. 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말이지만 들어가 살 집이 없어 발발 동동 구르는 서민들의 고통을 ‘빵’에 비유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또 김 징관은 아파트 물량이 줄어드는 이유로 “5년 전에 아파트 인허가가 대폭 줄었고 공공주택을 취소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주택자 때문에 부동산 대란이 벌어졌다고 하다가, 갑자기 이전 정권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14년 정부가 3년 간 한시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규모 택지지정을 중단하기로 한 조치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시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에 대규모 공급을 하는 것이 실제 수요와 맞지 않으니 도심의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취지였다. 또 이 시기 주택 인허가 물량이 대폭 줄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김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후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파트를 빵처럼 밤새 만들 수 없으니 임대 빌라를 권유하는 김현미 장관, ‘빵이 없으면 케이크(브리오슈)’를 먹으라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와네트의 딴나라 발언 시즌 2다”라고 비유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누가 정부더러 아파트를 직접 만들라고 했나”라며 “이 정부 사람들의 뇌 속에는 아파트는 공공이, 즉 정부가 만드는 거라고 입력이 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리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유 전 의원은 “철저하게 무능한 이 정부가 아파트정책에 실패해놓고 정책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죄없는 아파트를 빵이 아니라고 탓하니”라며 “3년 반 동안 아파트 공급정책은 하나도 안해놓고 지금 와서 이런 소리를 하는가. 아파트가 하루 만에 지을 수 없다는 걸 이제 알았단 말인가?”라고 물었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은 1일 원내대책 회의에서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얘기할 땐 언제고 이제야 이런 말을 하냐”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오죽하면 마리 앙투아네트가 했던 얘기를 여기서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아파트는 시장이 만드는 것이다”며 “시장에 충실해야 한다. 국가가 하겠다는 그런 생각으로는 안 된다. 24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설사 아파트가 빵이라 하더라도 시장원리는 비슷하게 작동한다”며 “요즘 잘나가는 빵집으로 사람들이 아침부터 몰려 빵값까지 올리는 원인을 없애야지. 오후에 가도 신선한 빵이 있다면, 그러니까 인기있는 빵집에 인기있는 빵이 오후에도 퇴근시간에도 항상 구비돼있다면 아침부터 빵집 앞에서 아우성칠 필요가 없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설명했다.

이어 “목 좋은 도심에 빵집 내겠다는 사람, 새로 빵집 인테리어 바꾸고 기계도 바꿔 신세대가 좋아하는 빵을 만들겠다는 사람을 막지 말라”며 “각자 좋아하는 빵이 다른데 신도시에 빵집 많이 지으니 안심하라고 우기지도 말라. 어떤 빵맛을 좋아해야 하는지 정부가 국민을 가르칠 문제는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장 미욱한 것은 빵이 귀하니 갖고 있는 빵도 다 내놓으라고 빵세금을 높게 물리는 것”이라며 “대책을 대책으로 자꾸 땜빵하면 사람들은 앞으로 빵이 더 귀해지겠구나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부디, 제발, 다양한 빵집이 목 좋은 곳에 충분히 생길 것이라는 믿음을 국민에게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 속에서 헨젤과 그레텔이 빵으로 만든 집으로 향하는 삽화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김현미 장관님이 마련해 주신 집이야”라는 글을 달았다.

누리꾼들 역시 소셜미디어와 기사 댓글 등을 통해 ‘제빵왕 김현미’ ‘슬기로운 감빵생활’ ‘빵 터졌네’등의 ‘또 갬성팔이냐’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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